마음이 아픈 현대인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17년도 정신질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우울증을 앓은 환자는 전체 인구의 1.5%에 달한다. 우울증으로 일상과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심하게는 자살까지 생각한 사람이 61만3000명이나 됐다. 우울증은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민에 빠졌을 때 대부분 일기장에 글을 끄적이거나 말을 내뱉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위안을 얻습니다. 추상적인 감정을 객관화하고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목적은 전문가 상담을 통해 고민을 ‘해결’하는 데 있습니다.”
마인드카페는 ‘마음이 답답한 당신을 위한 익명 심리상담소’라는 캐치프레이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2016년 1월 만들어졌다. 이용자는 무료 심리검사를 통한 자가진단을 바탕으로 고민리스너(우수 이용자)를 비롯해 다른 이용자들과 고민을 나눌 수 있다. 프리미엄 서비스인 엔젤(전문 심리상담사)로부터 일대일 맞춤 답변도 받을 수 있다.
최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 마루180 빌딩에서 만난 김규태 대표는 “유학 생활 중 향수병과 가벼운 우울증을 앓아 학교에서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며 “외국인 상담사를 만나 심리적으로 돌봄을 받으면서 대인관계나 학업 생활을 잘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사업 초창기 단계에는 미국의 큐오라닷컴이나 국내 네이버 지식인과 같은 질의응답(Q&A) 플랫폼을 눈여겨봤다. 그는 “네이버 지식인 중 무작위로 1000개 질문을 추출해봤는데, 이 중 30%가 심리나 경험에 관한 질문이었다”며 “이들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일회성에 그치거나 미스매칭되는 것을 보고 기존 플랫폼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심리상담에 특화된 전문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창업 각오를 다지게 된 계기다.
서비스 개시 후 초기 반응도 좋았다. 2016년 1월 앱 개시 후 올해까지 2년 5개월 만에 누적 기준 4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추가로 이르면 9월 PC 버전도 오픈할 예정이어서 사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 검색 포털사이트와의 제휴에도 적극적이다.
전문 상담서비스의 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상담사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인 양재진 고문과 양재웅 이사의 자문을 토대로 임상심리 박사, 30년 이상 경력의 상담사가 사무실에 상주하고 있다. 30명의 프리랜서 상담사도 활동 중이다.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해 비용도 절감할 예정이다. 상담 예약시스템도 조만간 정식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대기업의 시장 진입에 대해선 걱정보다 기대감이 컸다. 실제 마인드카페는 포스코와 임직원 심리케어시스템 구축 관련 협업을 진행 중이다. 천재교육 등 교육업체와는 학생-학부모 심리상담 연계 서비스를, 서울시와는 공무원을 위한 심리상담 서비스를 각각 준비하고 있다. 보험사와는 유가족 한정 보험상품에 심리상담을 지원하거나 힐링콘서트를 공동 개최하는 방안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꿈의 종착지는 아직 멀었다. 그는 “계속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자가심리 케어가 가능한 예방의학 솔루션 개발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을 조금 더 빠르게 찾아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