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내겐 너무나도 친절한 'EX35'

입력 2008-04-11 12:2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인피니티는 마초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브랜드다. ‘세계 10대 엔진’에 14년 연속 뽑힌 VQ 엔진의 강력한 파워와 저돌적인 주행성능은 마니아들 사이에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런 인피니티가 이번엔 ‘안 하던 짓’을 했다. ‘인피니티답지 않게’ 매우 여성적이고 스타일리쉬한 크로스오버카 EX35를 내놓은 것이다.

EX35는 지금까지 인피니티에서 유일했던 SUV인 FX시리즈 아래에 자리하는 중형급 크로스오버카다. G35의 플랫폼을 이용했으나 휠베이스는 50mm 줄여 2800mm에 맞췄고, 차체길이는 현대 싼타페보다 조금 작은 4640mm다. 하지만 차체 높이(1600mm)가 승용차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어서 껑충한 느낌이 없고 아담해 보인다.

이러한 낮은 차체 덕에 EX35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도 부담 없이 차에 오를 수 있다. 베이지 컬러로 단장한 인테리어는 화사하고 쾌적한 느낌을 준다. 대시보드는 G35의 것과 유사하지만 마무리가 좀 더 세련되어졌다. 특히 밝은 고동색의 우드 그레인이 차를 더욱 고급스럽게 보이게 해준다.

여성을 배려한 부분은 차체 곳곳에 숨어 있다. EX35가 자랑하는 웰컴 라이팅 시스템(Welcome lighting system)은 인텔리전트 키를 갖고 있는 운전자가 차량 반경 1m 이내로 접근하면 운전석 쪽 사이드 미러 하단에 장착된 작은 조명이 자동으로 켜져, 어두운 곳에서도 쉽고 안전하게 차량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차의 하이라이트는 닛산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특허를 갖고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Around View Monitor)다. 이 장비는 차량의 좌우 사이드미러와 앞뒤에 와이드 앵글의 카메라를 장착, 차를 마치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차체 주위를 한꺼번에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주차에 서툰 여성들이나 초보운전자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G35의 강력한 315마력 엔진은 EX35로 넘어오면서 302마력으로 조금 순해졌다. 이 엔진은 도로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앞뒤 0:100에서 50:50으로 바꿔주는 지능형 네바퀴굴림 아테사ATTESA E-TS AWD 시스템과 궁합을 맞춘다. 변속기는 G35와 마찬가지로 자동 5단 기어를 썼다. 인피니티도 6단 이상의 고단 기어를 시도해볼 만한데, 아직은 관심이 없는 듯하다.

G35보다 출력이 약간 줄기는 했으나, 이 차의 컨셉트와는 매우 잘 어울려 보인다. 특히 여성을 고려한 서스펜션 세팅은 부드러우면서도 자세를 잃지 않는 영특함을 지녔다. 탄탄한 서스펜션 세팅을 선호하는 인피니티 마니아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도로여건에 따라 바뀌는 구동력 또한 기존의 인피니티 마니아뿐 아니라 여성들에게 크게 환영받을 것이다. 후륜구동은 스포티한 성능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방식이지만, 빗길이나 눈길에 취약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루기 쉽고 아담한 EX35는 많은 수요자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차라고 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인피니티’하면 성능만 강조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EX35를 계기로 인피니티는 매우 세심한 차 만들기에 눈 떴음을 증명했다. 시트 위치에 따라 스티어링 휠과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인텔리전트 포지셔닝 시스템이나, 전동식 버튼으로 조절 되는 2열 시트는 렉서스 뺨치는 수준이다.

부담 없는 크기에 안락한 승차감이 장점인 EX35지만 실내는 겉보기보다 조금 작게 느껴진다. 따라서 SUV 수준의 실내공간을 기대했던 이에게는 살짝 실망감을 줄 수도 있겠다. 인피니티의 약점으로 꼽히는 연비 또한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자동 6단 이상의 고단 기어를 적용해 ℓ당 8.3km인 연비를 좀 더 높이면 좋을 듯하다.

인피니티로서는 최근 유행처럼 불고 있는 콤팩트 크로스오버 부문에 조금 늦게 승차한 감이 있다. 하지만 늦게 나온 만큼 더욱 알차고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평소 인피니티를 눈독 들이고 있었던 여성이라면 꼭 한번 경험해보기를 권한다.

인피니티 EX35

레이아웃-------앞 엔진, 네바퀴 굴림, 5도어, 5인승 SUV

엔진, 기어-----V6 3.5ℓ 가솔린 엔진, 302마력/34.8kg․m 자동 5단

길이×너비×높이-4640×1800×1600mm

서스펜션 앞/뒤--더블 위시본/멀티링크

타이어 앞, 뒤---모두 225/55R18

연비, 가격-----8.3km/ℓ, 5470만원

BEST----------친절한 편의장비와 안락한 승차감

WORST---------연비는 좀 더 개선했으면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더 우울해진 한국인…10명 중 7명 "정신건강에 문제" [데이터클립]
  • ‘최애의 아이 2기’ 출격…전작의 ‘비밀’ 풀릴까 [해시태그]
  • '바이든 리스크' 비트코인, 5만5000달러로 급락…4개월 만에 최저치 내려앉나 [Bit코인]
  • 현아·용준형 진짜 결혼한다…결혼식 날짜는 10월 11일
  • '우승 확률 60%' KIA, 후반기 시작부터 LG·SSG와 혈투 예고 [주간 KBO 전망대]
  • 맥북 던진 세종대왕?…‘AI 헛소리’ 잡는 이통3사
  • [기회의 땅 아! 프리카] 불꽃튀는 선점 전쟁…G2 이어 글로벌사우스도 참전
  • 국산 신약 37개…‘블록버스터’ 달성은 언제쯤? [목마른 K블록버스터]
  • 오늘의 상승종목

  • 07.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773,000
    • +0.28%
    • 이더리움
    • 4,323,000
    • +1.19%
    • 비트코인 캐시
    • 468,000
    • -0.3%
    • 리플
    • 616
    • -0.65%
    • 솔라나
    • 197,900
    • +0.1%
    • 에이다
    • 527
    • +1.74%
    • 이오스
    • 727
    • -1.22%
    • 트론
    • 178
    • -3.26%
    • 스텔라루멘
    • 123
    • -2.38%
    • 비트코인에스브이
    • 51,850
    • +0.48%
    • 체인링크
    • 19,050
    • +4.79%
    • 샌드박스
    • 423
    • -0.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