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도 ‘가성비’ 시대…도수 높이는 일본 맥주

입력 2018-04-23 16:00 수정 2018-04-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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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줄면서 퇴근 빨라지고 수당 감소…“조금 마시고 금방 취하자” 7도 이상의 고알코올 맥주 인기 커져

▲일본 사이타마현의 한 슈퍼마켓에 알코올 도수 7% 이상인 고알코올 맥주가 진열돼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사이타마현의 한 슈퍼마켓에 알코올 도수 7% 이상인 고알코올 맥주가 진열돼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맥주 시장에 ‘가성비’ 바람이 불고 있다. 알코올 도수 7% 이상인 고알코올 맥주가 잇따라 출시됐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알뜰한 소비자들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잔업 감소로 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직장인들의 ‘코스파’ 성향을 반영해 고알코올 맥주 시장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코스파는 ‘코스트 퍼포먼스’의 일본식 발음으로 비용 대비 성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 행태를 가리킨다. 한국의 가성비와 비슷한 의미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근로방식 개혁으로 야근이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가 나서 장시간 근로 관행을 뜯어고치고 있다. 직장인의 귀가 시간이 빨라지자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맥주 한 잔을 즐기는 사람이 늘었다. 반면 초과 근무 수당은 줄었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산업계의 초과근무수당 규모는 총 14조 엔(약 138조7792억 원)에 이른다. 수당이 1%만 줄어도 전체 근로자의 소득이 약 1400억 엔 감소하는 셈이다.

일본 기업계가 올해 3%대 임금 인상을 시행했음에도 임금이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질임금은 감소세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실질임금은 전년 대비 0.2% 줄어 2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식료품비와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올해 2월에도 실질임금이 3개월 연속 줄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배경이다.

집에서 맥주 한 캔으로 가볍게 취하고 싶은 소비자를 등에 업고 일본 고알코올 맥주 시장은 성장세다.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고알코올 맥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산토리맥주는 알코올 도수 7%인 맥주 ‘이타다키’를 출시했다. 일반 맥주는 5% 정도이다. 기린맥주도 올해 알코올 도수 7%인 ‘노도고시 스트롱’을 내놓았다. 아사히맥주도 이달 7% 맥주 ‘그랑 마일드’를 출시하며 “집에서 느긋하게 술을 즐길 수 있다”고 홍보했다. 삿포로맥주는 오는 6월 9%짜리 맥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고알코올 맥주를 즐겨 찾는다는 한 소비자는 “지금까지는 맥주 2캔을 구입했지만 한 캔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면서 “한 캔으로 간편하게 취할 수 있는 고알코올 맥주의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다카시마 히데야 삿포로맥주 사장은 “소비자의 맥주 취향이 고알코올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고알코올 맥주의 매출은 호조세다. 산토리의 이타다키는 출시 이후 8개월 만에 판매량 1억 개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지난해 대비 판매량 35% 증가가 목표다. 산토리는 2020년이면 7% 이상 고알코올 맥주 시장이 지난해 대비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알코올 선호 추세는 맥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츄하이’ 시장에서도 고알코올 제품이 인기다. 츄하이는 증류식 소주에 탄산수와 과즙을 섞은 술이다. 3~5도 정도의 낮은 도수와 과일 맛 덕분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기린맥주 마케팅 담당자는 “고알코올 츄하이와 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일본의 1인당 맥주 소비량은 지난 10년 동안 약 10% 감소했다면서 유망 시장인 고알코올 맥주 분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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