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저비용항공사) 1, 2위를 다투는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증시에도 차례로 입성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제주항공이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진에어가 맹추격에 나서고 있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1조2137억 원(12일 종가 기준)으로 진에어 9345억 원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주가뿐만 아니라 실적 면에서도 제주항공은 진에어를 넘어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1013억 원, 매출액 996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73.45%, 매출액은 33.27%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778억 원으로, 전년보다 46.86% 증가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영업이익 969억 원, 매출액 888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3.37%, 매출액은 23.44% 증가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88.35% 증가한 741억 원이다.
제주항공보다 3년 늦게 시장에 뛰어든 만큼 아직은 제주항공이 앞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모기업인 대한항공의 지원과 여행 수요 증가로 인해 진에어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특히 LCC 중 유일하게 중대형(B777-200ER) 항공기를 운영하며 타사와 차별화했다.
이에 진에어와 제주항공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진에어의 추격이 언제든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두 업체 간 매출액은 약 10% 차이를 나타내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5%도 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이들은 전략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제주항공이 LCC 본연의 단·중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진에어는 LCC 중 유일하게 대형기인 ‘B777-200ER’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을 살려 중장거리 노선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도 “LCC 모델에 충실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가지고 있다”며 “원가경쟁력을 지키는 기단 전략을 유지하고, 높은 고객 충성도를 끌어낼 수 있는 네트워크(노선) 전략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진에어는 “올해 하반기 대형 항공기인 보잉777-200ER 항공기 2대를 들여와 장거리 노선 운영을 통해 매출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진에어 관계지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단거리 노선 대부분이 다른 LCC 업체와 상당 부분 겹쳐 경쟁이 불가피하다”면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등에 독자적인 장거리 노선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