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위기 주범’ CA, 개인정보 악용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입력 2018-03-3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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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서 선거 개입

▲페이스북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2016년 미 대선에 악용한 것으로 드러난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의 모회사 SCL그룹이 32개국에 걸쳐 100여 개 이상의 선거에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EPA연합뉴스
▲페이스북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2016년 미 대선에 악용한 것으로 드러난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의 모회사 SCL그룹이 32개국에 걸쳐 100여 개 이상의 선거에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EPA연합뉴스
페이스북 사용자 개인정보를 유출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악용한 것으로 드러난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의 행태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CA는 모회사인 SCL그룹까지 감안하면 선거 개입 역사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특히 동남아시아를 주무대로 활동해 왔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쿼츠가 보도했다.

쿼츠는 SCL그룹이 총 32개국에 걸쳐 100회가 넘는 선거에 관여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 대선에서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능력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SCL은 1998년 인도네시아 대학생 시위와 2001년 태국 총선 등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쿼츠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SCL은 인도네시아에서 압두라만 와히드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는 데 도움을 줬다. 대학생 시위를 조직해 1999년 대선에서 와히드의 승리를 이끌어 낸 것이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1997년 시작된 아시아 외환위기와 30년간 집권한 독재자 수하르토의 퇴진으로 정치적 혼란이 극에 달했다. SCL은 “정치 개혁과 민주화에 대한 국가적 캠페인을 돕기 위해 친 민주적인 단체들의 요청으로 인도네시아에서 학생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SCL은 인도네시아에서 7만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물론 대학생들이 폭력 시위 대신 조직적으로 평화적인 시위를 하도록 유도했다. SCL은 “초기에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협조로 이런 작업이 이뤄졌다”며 “방법이 효과가 있어 극적으로 시민 소요 사태를 줄였다”고 밝혔다. 결국 바하루딘 유숩 하비비 당시 대통령이 사임하고 와히드는 1999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쿼츠는 문서에는 SCL이 누구를 위해 일했는지 명시돼 있지는 않으나 와히드임을 암시하는 대목이 있다고 전했다. 와히드 대통령은 “나는 선거 성공을 위한 전략적 관리에서 SCL에 빚을 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안 윌슨 호주 머독대 강사는 SCL이 폭력을 근절시켰다는 주장에 대해 “이것이 과장이라 생각한다”면서 “당시 일어났던 모든 일 중 하나의 작은 요소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히드도 인도네시아 정국을 안정시키는 데 실패해 결국 2001년 탄핵을 당했다.

SCL은 2001년 태국에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권력을 잡는 데도 관여했다. SCL은 유권자들의 성향과 투표 동기 등을 평가해 어느 정도 규모의 표를 매수할지 계획했다.

SCL은 직원 1200명 이상을 투입해 79개 선거구에서 분석 작업을 시행했다. 유권자들의 근본적인 투표 동기를 평가하고 특정 선거구에서 매표 행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확인했다. SCL은 돈이 중요하게 작용할 91개 선거구를 확인하고 선거운동 예산을 정했다. 결국 태국 최대 부자 중 한 명인 친나왓이 선거에서 승리했다. SCL은 자사 선거 컨설팅을 통해 태국 내 매수 행위가 31% 감소했으며 이는 4억2000만 달러(약 4456억2000만 원) 상당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차례 총리를 역임한 추안 릭파이 전 태국 총리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투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며 “SCL은 이길 수 있는 싸움, 불가능한 싸움, 어려운 싸움을 명확히 구분한다”며 SCL에 대한 후기를 남겼다.

쿼츠는 CA가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 페이스북 데이터를 사용한 능력도 이러한 경험을 통해 연마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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