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농민들, 소득 감소에 ‘투잡’ 뛴다

입력 2018-02-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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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농가 소득 4년 연속 감소…농장 밖으로 나가는 농민들

▲미 농민의 수익 구조 변천. 녹색-농가 수익/파란색-농가 외 수익. (2017~2018년은 예측치). 출처 = 미 농무부.
▲미 농민의 수익 구조 변천. 녹색-농가 수익/파란색-농가 외 수익. (2017~2018년은 예측치). 출처 = 미 농무부.

미국 고용시장은 17년래 최저치의 실업률을 기록하며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농민들은 줄어드는 소득에 허덕여 ‘투잡’을 뛰어야 하는 현실이다.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낙농업을 하는 크레이그 마이어 씨는 하루에 12~16시간가량을 일에 매진하는 데도 생활비를 충당하는 데 빠듯함을 느꼈다. 2015년 그가 집배원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이유다. 50세인 그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년 전부터 부수입이 생겼지만 다른 지역에 사는 고등학생 아들이 미식축구 대회에 출전해도 보러 가지 못할 때가 있다며 “때때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농민 대다수는 마이어 씨처럼 부수입을 마련하고 있다. 미 농무부(USDA)는 올해 평균적으로 농민들이 전체 수입 중 82%를 농사 외에서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1960년 이 비율이 53%였던 것을 고려하면 급격히 늘어난 비율이다.

대농들 역시 트랙터 같은 농기구를 대여하거나 팔아서 수익 다변화를 꾀한다. 아이오와 주에서 5000에이커(약 2023헥타르)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는 데이브 넬슨 씨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최근 동료들과 합심해 농기구를 파는 온라인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만들었다. 넬슨 씨는 “농민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업가로서도 숙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농민들이 투잡에 매달리는 현실은 건강보험 현황으로도 알 수 있다. 농업 및 경제학회는 최근 연구에서 미국 농가 중 50.2%, 즉 절반가량이 외부 고용주의 건강보험에 기대고 있다고 발표했다. 메디케어(미국의 노인의료보험제도), 메디케이드(65세 미만의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위한 미국의 건강 보험제도) 같은 공적 의료보험을 이용하는 비율은 38.5%였고, 민간 건강보험에 든 비율은 29%에 그쳤다.

농민들이 농장 밖으로 나서는 이유는 옥수수, 밀 등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USDA는 작년 미국의 농가 소득이 2016년 대비 8.7%가량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한 해 동안 미국 농장의 소득은 623억 달러(약 66조8541억3000만 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3년 1230억 달러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규모다. 미국의 농가 소득은 작년까지 4년 연속 감소했다. USDA는 향후 10년간 농가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산물 가격은 하락하는 데 반해 종자 비용, 비료 등 생산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1에이커 당 옥수수 종자 가격은 20년 전보다 약 4배로 뛰었고, 비료 가격은 2배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옥수수 수확량은 36%, 판매량도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농업 협동조합은행인 코뱅크의 단 코왈스키 연구원은 “수확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소득을 증대해야 하는데 대부분 농민에게 그것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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