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협회가 고분양가 업체 명단 공개

입력 2008-03-13 09:04 수정 2008-03-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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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대한건설협회(건협)가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정종환 신임 국토해양부 장관과 가진 만남에서 권홍사 건협 회장의 고분양가 업체 명단 공개 발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고분양가 업체'와 동일화 할 수 있는 대형주택건설사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의 속내가 편치 않은 상태다.

12일 권홍사 건협회장은 정 장관과 가진 자리에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 주택 전매제한 기간 대폭 단축, 주택 대출규제 완화 등 주택시장 제반 규제 완화를 요청하면서 규제가 완화되면 고분양가 업체의 명단을 공개하는 자정 노력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이 문제를 일으키자 건설협회 측은 '규제 완화가 선행되면 검토해볼 것'이라는 의미였다며 발언의 확산을 진화하고 있지만 건설업계, 특히 주택업계의 충격은 크다.

특히 문제는 권 회장이 이 같은 발언을 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 최근 건협 회장으로 연임된 권홍사 회장은 건협 회장이 동시에 맡게 돼 있는 건설단체연합(건단련) 회장을 맡고 있어 일단 이 같은 발언을 할 수 있는 자격은 있다.

권 회장의 이번 발언은 권 회장 스스로가 주택 주력업체인 반도건설의 오너인 것에 기인한다. 여기에 건설업계에 대한 대부분의 규제는 곧 주택사업에 대한 규제인 만큼 건단련 회장인 권 회장이 책임감을 느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주택 사업에 관해서만큼은 권 회장의 입지는 강하지 않다. 현재 주택 업계는 80여 개 대형건설사들의 모임인 대한주택협회가 주택사업에 대해서 만큼은 확고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권 회장이 오너로 있는 반도건설은 주택협회 소속 회원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건단련의 위상은 주택협회를 아우르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택협회가 있고, 주택사업에 있어 영향력이 확연히 떨어지는 반도건설의 오너인 권 회장이 특히 주택사업 부분에 대해 '고분양가 업체 명단 공개'라는 발언을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이번 권회장의 발언을 바라보는 주택업계의 시각은 곱지 않다. 건단련 회장이라고는 아무런 업계의 공감을 얻지 못한데다 자격이 충분한지도 의심스러운 권 회장이 고분양가 업체 명단 공개란 발언을 꺼내든 것이 바람직 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고분양가 문제를 일으키는 업체들은 모두 주택협회 소속 회원사들이며, 주로 삼성, GS, 대우 등 주택협회를 주관하는 대형건설사들"이라며 "같은 주택협회 회원사라고 해도 반도건설은 1년에 한 두건의 분양만 하는 중견업체인 만큼 권 회장에게 고분양가 업체 명단 공개는 자신과는 관계가 없는 단지 '남의 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사자인 주택협회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주택업체들 중 대형사들의 모임인 주택협회는 관할 업무와 위계 상으로는 건단련 산하단체지만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을 총괄하고 있는 신훈 금호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재임 중에 있어 실제 위상에 있어서는 건협과 대등한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택협회는 일단 대외적인 입장 표명은 유보한 상태지만 내심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 협회 관계자는 "건단련 회장인 권 회장이 정 장관을 만나 건설업계 제반 현황에 대해 담화를 나누다가 그 같은 발언을 한 것 자체는 순수하게 자정노력을 설명한 것일 뿐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 이라고 말하면서도 "왜 굳이 명단 공개라는 초강수 발언까지 했는지는 모르겠다"며 의아해 했다.

특히 주택협회는 대한주택건설협회와 함께 다음 주인 3월20일께 정 장관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을 잡고 있어 권 회장의 발언이 돌발변수가 될 우려도 있어 부쩍 경계심을 갖고 있다.

한 주택협회 관계자는 "고분양가 업체 명단 공개라는 대목이 우리 협회를 겨냥하는 것 같아 속내가 편치 만은 않다"면서도 "권홍사 건협 회장이 설마 안좋은 의도로 그같은 발언을 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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