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가 신한카드에 불만인 까닭

입력 2008-03-05 18:00 수정 2008-03-0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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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취지 무색해진 행정편의적 정책

서울시가 지급하는 개인택시 유류보조금 카드결제 의무화 방안에 대해 서울시 개인택시 기사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까지 현금이나 카드결제 등 어떤 방식으로 가스를 충전해도 받을 수 있었던 리터당 200원의 유류보조금을 올해부터는 신한카드(구 LG카드)로만 결제해야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유류 보조금의 투명한 지급을 위해 올해 1월부터 택시 운행을 목적으로 경유나 액화석유가스(LPG)를 구입하는 사업자에게 전용 신용카드를 발급, 이 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적용 대상은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는 모든 개인택시 면허 소지자이며 약 5만명에 달한다.

문제는 카드결제를 해야만 유류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한 방침이 아니라 하나의 카드회사를 지정해 일괄적으로 그 카드를 발급받게 한 것이다.

서울시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한 택시기사는 "작년까지는 A회사의 카드를 이용하면 자동차를 살 때 할인을 받는 등 택시기사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이 있어서 상당수 기사들이 이 카드를 사용했는데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카드회사를 지정하는 바람에 혜택을 누릴 수 없게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택시 기사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와 카드회사간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택시 기사는 "복수의 카드회사를 선정해 어느 정도 기사들에게 선택의 자유가 주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수의 회사를 선정한 것은 무언가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유류보조금 지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결과로 나타나 보조금 취지가 무색해진 셈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택시정책팀 관계자는 "카드회사를 지정한 것은 건설교통부에서 한 일이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유류보조금 지급 투명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정부의 정책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카드 회사 선정 작업에 참여한 건설교통부 대중교통팀 관계자는 "지난 2005년에 공개입찰을 통해 카드회사를 선정했는데 일부 카드결제 의무화 작업에 불만을 갖는 기사들이 무책임하게 유착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러한 의혹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여러 선정 기준에 의해서 4개 카드회사 중 LG카드가 선정됐는데 신한카드와 합병되면서 신한카드가 일괄 발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각 시, 구마다 전산작업을 해야하는데 복수의 카드회사를 선정하면 비용이 두 배가 들어간다"며 "이것도 국민의 혈세로 하는 것인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당국의 발상은 지극히 행정 편의만을 고려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이미 여러 장의 카드가 있는 기사라면 원치 않는 또 하나의 카드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발급 받아야 유류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발급 개수가 4개 이상이 되면 신용점수가 깎이는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일방적인 카드 지정은 자칫하면 기사들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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