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이슈] 인문학은 성공투자의 비결...월가 전설적 투자자 밀러, 철학에 베팅

입력 2018-01-1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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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홉킨스 철학과에 7500만 달러 기부…“철학이 아마존·비트코인 투자에 중요한 역할”

▲월가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빌 밀러. 그는 16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대학 철학과에 7500만 달러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출처 존스홉킨스대 웹사이트
▲월가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빌 밀러. 그는 16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대학 철학과에 7500만 달러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출처 존스홉킨스대 웹사이트

월가의 전설적 가치투자자인 빌 밀러가 존스홉킨스대학 철학과에 7500만 달러(약 800억 원)를 기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알고리즘이 이미 월가의 주류가 됐지만 밀러는 여전히 철학 등 인문학의 가치를 옹호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소개했다.

밀러는 과거 자산운용사 레그메이슨에 몸담았을 당시인 1991년부터 2006년까지 15년 연속 뉴욕증시 S&P500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투자수익률을 올려 명성을 얻었다.

그는 존스홉킨스대에서 철학박사 과정을 밟았는데, 이 시절 체계적으로 배운 철학 지식과 방법론이 자신의 투자 성공에 가장 중요한 비결이었다고 강조했다.

밀러는 아마존닷컴의 초기 투자자 중 하나였으며 최근 자신의 헤지펀드에서 운용자산의 절반을 비트코인에 투자해 화제를 모았다. 두 투자 결정 모두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밀러는 전했다.

그는 “초기 아마존에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 팽배했다”며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적 탐구’라는 저서에서 여러 각도에서 풍경을 살펴보고 많은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확증 편향은 객관적인 정보에 바탕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관대로 생각하는 현상을 뜻한다.

비트코인 투자와 관련해서는 “버클리대 철학과 교수인 존 설의 1995년 저서 ‘사회적 현실의 구축’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가상화폐와 같은 새 사회적 현실과 구조를 이해할 때 사회적 현실이 형성돼 성장하고 변화하는 방식에 대한 이 책의 설명이 통찰력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밀러의 기여액은 마이클 블룸버그 블룸버그통신 설립자가 모교 존스홉킨스대에 쾌척한 15억 달러에 비하면 매우 적다. 그러나 전 세계 대학 철학과 중에서는 가장 많다고 NYT는 전했다. 존스홉킨스대 대변인은 “밀러의 선물은 많은 대학과 정부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에 집중하는 오늘날 위기에 빠진 인문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는 밀러의 지원으로 철학과 교수진을 지금의 두 배 수준인 22명으로 늘리고 학부생과 대학원생 유치를 위한 새 프로그램도 만들기로 했다.

미국에서도 철학은 종종 쓸모없고 비현실적인 학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였던 마르코 루비오는 지난 2015년 “미국은 더 많은 용접공과 더 적은 철학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NYT는 철학을 배경으로 지닌 월가 투자자가 밀러 한 사람만은 아니라고 전했다. 조지 소로스는 오스트리아 철학자이자 자신의 은사였던 칼 포퍼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그가 세운 자선재단인 ‘열린사회재단’은 포퍼의 대표적 철학이론에서 이름을 딴 것이다.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도 프린스턴대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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