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오랫동안 경제를 옥죄던 디플레이션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 리스크와 자민당 총재 선거 등의 위험 요소를 얼마나 의연하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일본 경제가 59개월째 호황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일본이 디플레이션과 완전한 결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현재 일본이 기록하고 있는 호황은 1965~1970년 57개월간 지속된 일본의 역사적인 호황을 넘어선 수준이다.
작년 3분기(2017년 7~9월)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평균 2.5%로 집계됐다. 이로써 일본은 7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는데, 이는 29년만의 최장이다. 탄탄한 GDP 성장률을 뒷받침하는 요인은 저금리 기조와 안정적인 환율, 견조한 기업 실적이다. 작년 3분기 일본 기업들의 순이익은 총 17조8000억 엔으로 1년 전보다 5.5% 증가했다. 덕분에 일본 증시도 호황이다. 지난 4일 새해 첫 거래에서 일본 증시는 26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들도 새해 경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대기업의 82%가 2018년 일본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재작년보다 훨씬 나아진 것이다. 재작년 조사에서 2017년 일본의 경제 성장을 예견하는 기업은 58%에 그쳤다.
기업들의 투자 전망도 밝다. 작년 7월 시점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는 일본 대기업 중 40%가 2017년도 연구·개발(R&D)에 사상 최대인 약 12조 엔을 투입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보다 5.7% 증가한 것으로 증가폭은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가 컸던 2012년 이후 최대다.
다만 포브스는 올해 일본의 경제 전망은 밝지만 몇 가지 위험 요소는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북한 리스크다. 일본 와세다대학교의 와타나베 마사즈미 경제학 교수는 “한반도 내 군사 분쟁은 일본의 안보뿐 아니라 경제에 매우 악영향을 미친다”며 “다만 분쟁의 크기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는 4월 임기 만료를 앞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연임 여부도 중요하다. 구로다 총재가 연임하면 현행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하겠지만 교체될 경우에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현재로선 연임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일 아베 신조 총리는 “구로다 총재는 나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면서 “나는 그가 노력을 지속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는 9월에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도 주목되는 요소다. 현재까지는 아베 총리가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3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의 재선은 일본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의 연임 여부에 따라 경제 정책의 연속성도 달라지겠지만, 반대로 경제 회복 양상이 아베 총리의 연임에 결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외에 미국의 통화 정책, 중국의 부채 문제,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등도 올해 일본 경제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