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 페달 밟는 원화강세, 견딜만 vs 우려수준

입력 2017-12-27 23:31 수정 2017-12-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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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제 수출 호조·글로벌 달러약세에 원·달러 1075원, 원·엔 950원 붕괴

원화가 강세(원·달러 환율 및 원·엔 환율 하락)를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강세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이 양호해 당장 이같은 강세를 버텨낼만하다고 봤다. 다만 경제의 질적인 측면이 좋지 못하다는 점에서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상황과 유사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석 달 사이 6% 넘게 급락, 연초 일부 조정 가능성 =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4.1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4월30일 1072.4원 이후 2년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948.89원으로 2015년 12월7일 947.6원 이후 2년만에 최저치다.

이달 들어 27일 현재(종가기준)까지 원·달러 환율은 14.1원(1.3%), 100엔당 원화 환율은 21.29원(2.2%) 내렸다. 최근 석 달 사이로 범위를 넓히면 원·달러는 71.3원(6.2%), 원·엔은 67.57원(6.6%) 급락했다.

이는 북한 핵실험 이후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가 잠잠해진데다, 미국 연준(Fed)이 느린 금리인상 기조를 강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제호조로 위험선호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대내적으로도 경상수지 흑자 행진과 이에 따른 성장률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11월 중순 한국은행이 기축통화국인 캐나다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원화가 유독 강한 것은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올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5%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적정 규모를 3% 정도로 본다는 점에서 이같은 상황만으로도 원·달러가 내려가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원화강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연초엔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년 1분기(1~3월) 감세안이 시행되는데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긴축)파 위원들로 교체될 예정이다. 강달러 가능성이 높아 원·달러 환율도 내년 1분기 중 1100원 정도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엔 하락세로 돌아서며 1050원 혹은 그 밑으로 떨어질 것이다. 원·엔도 내년 하반기 900원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내년초 달러가 강세를 보이더라도 원화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김 교수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를 예상할 수 있지만 한은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다. 또 원화는 국제통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달러 강세 영향이 약할 수 있다”며 “당국 개입이 없다면 원·달러가 하락하는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1차 지지선으로 1050원까지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조정과 구조개혁 병행해야 = 전문가들은 현재까지의 원화 강세는 견딜만하다고 봤다. 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강세가 수출기업들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상승 등에 따른 것이라면 가격(P·price) 악화를 물량(Q·quantity)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수석연구위원도 “세계경제가 워낙 좋다는 점에서 원화강세의 부정적 영향이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엔화 대비 원화 강세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교수는 “원·엔 하락은 나쁜 징조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도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 당시와 다른 유일한 점은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것”이라며 “중국의 고고도미사일(사드·THAAD) 관련 보복도 있었고 실업률이 높은 점 등 경제의 질이 위기 때보다도 더 나빠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외환 당국은 환율 급변동시 미세조정에 나서고, 정부와 기업은 기업 기 살리기와 구조조정 등 경쟁력 강화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당국은 쏠림현상 방지를 위한 환율안정 노력에 기업은 환헤지 등에 주의해야 한다. 원화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필요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도 “환시개입은 쉽지 않다.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기 위해 원자재나 소재 등 수입을 늘리는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면서도 “기업 구조조정과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기업 기 살리기 방안을 세우는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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