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 고등학교 졸업자의 취업률이 17년 만에 50%를 넘었다. 하지만 정규직인지, 얼마나 오래 직장을 다니는지 등 '취업 질'은 알 수 없어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2017년 직업계고 졸업자의 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50.6%로 전년(47.2%)보다 3.4%포인트 높아졌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취업률은 올해 2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일반고 직업반(옛 종합고 전문반)을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 현황을 4월 1일 기준으로 조사한 것이다.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이 50%를 넘은 것은 2000년(51.4%)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취업률은 2009년 16.7%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8년 연속 상승했다.
학교 유형별로 살펴보면 마이스터고 취업률은 93.0%, 특성화고는 50.8%, 일반고 직업반은 22.4%였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취업률은 전년(90.3%·47.0%) 대비 각 2.7%포인트와 3.8%포인트 높아진 데 비해 일반고 직업반 취업률은 전년(23.6%)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마이스터고는 첫 졸업생을 배출한 2013년 이후로 취업률이 계속 90% 이상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일반고 직업반의 취업률은 2013년 26.0%에서 2014년 23.9%, 2015년 22.9%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일반고 안에 직업계 학과를 운영하는 데다 대부분 대도시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한 지리적 영향이 큰 것으로 교육부는 설명했다. 일반고 직업반은 전체 85개교 가운데 95.3%인 81개교가 도 지역에 위치했다. 특별시와 광역시에 있는 학교는 4곳뿐이다.
직업계고 취업률이 50%를 넘었지만 정규직으로 취업했는지 비정규직인지 알 수 없다. 또 취업의 질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유지 취업률'도 조사하지 않고 있다. '유지 취업률'은 취업한 학생이 6개월 뒤 1년 뒤에도 계속 직장을 다니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지취업률을 조사하려면 학생들의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해야 하는데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되면서 파악이 불가능하다"면서 "유지 취업률을 조사하려면 통계청의 승인이 필요하고 정책연구를 통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직업계고 취업률 산정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정책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