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달쏭思]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입력 2017-11-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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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서리상’, ‘잎사귀 엽’, ‘붉을 호’, ‘어조사 어’, ‘둘 이’, ‘달 월’, ‘꽃 화’로, “서리 맞은 잎사귀가 2월의 꽃보다 더 붉다”는 뜻이다. 중국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의 ‘산행(山行)’이라는 시 마지막 구절이다. ‘어조사 어’라고 훈독하는 ‘於’는 대부분 처소격 조사로서 ‘-에’ 혹은 ‘-에서’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글자인데 여기서는 비교급 조사로 ‘-보다(than)’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구절에서 말하는 2월은 당연히 음력이므로 양력으로는 3월에 해당한다. 새봄의 꽃이 붉게 피어날 때이다. 새봄에 젊음으로 피어나는 꽃만 붉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서리를 맞은 단풍잎도 꽃 못지않게 붉고 아름답다.

붉게 타는 단풍을 보면서 노인은 노인대로 노년을 단풍처럼 붉게 물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단풍을 아끼듯이 노인을 무시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일사능광변소년(一事能狂便少年)’이라는 말이 있다. “한 가지 일에 미칠 수 있으면 그게 바로 소년”이라는 뜻이다. 노인이라고 체념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한 가지 일에 미친 듯이 정열을 쏟는다면 젊은이 못지않은 능력을 발휘하여 더 큰 인생의 성취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70대 노인이라도 지금 서예를 시작하면 서예가가 될 수 있고, 그림을 시작하면 화가가 될 수 있으며, 기타를 시작하면 기타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노인에게도 자신들처럼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 점을 망각하지 않음으로써 공경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 가을, 붉게 타는 단풍을 보면서 봄, 여름 내내 충천하는 기상으로 잎과 꽃을 피우다가 이제는 떠날 채비를 하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몸을 꽃보다도 더 붉게 태우는 단풍의 속삭임과 유언에 귀를 기울여보라. 그러면 노인의 경험과 타이르는 말에도 귀 기울이게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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