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진압 실패는 건축물의 숨은공간이 원인

입력 2008-02-12 19:41 수정 2008-02-1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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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일 건축사(서울송파구)

숭례문 화재를 가슴 태우며 지켜보던 우리 국민은 수많은 소방차에서 내뿜는 거센 물줄기가 불길을 잡지 못하는데 의구심이 있었을 듯하다. 건축을 전공하고, 전통건축설계에 몸을 담았던 필자도 천정이 없는 숭례문에 소방관이 내부까지 진입해서 불을 못잡는 이유가 납득하기 힘들었다.

원통한 마음에 목조건물의 구조를 검토하다보니 소방관의 눈에 잘 띄지도 않고 내 외부 어디서도 물줄기가 충분히 미치지 못했을 법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진정 되는 듯한 불기운이 살아난 곳도 그곳일 것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외부에서 볼 때 처마 밑의 복잡하고 화려한 공포부분을 볼 수 있다. 공포는 얼핏 포도송이 모양으로 접시 모양의 소로가 가로세로 부재인 행공과 첨차를 바쳐가며 꾸며지는데 최상층 소로위에 새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널판(순각판)으로 막아놓아 그 내부를 볼수 없다.

순각판의 상부공간은 서까래와 적심(서까래를 고정하기 위한 누름목재),흙 ,기와로 덮혀 있고 내목도리와 외목도리사이에 삼각형의 공간을 만든다. 이 삼각형의 공간은 내부에서도 대부분이 막혀있어 전통목조 건축의 구조를 아는 사람이 아니면 삼각형의 숨은 공간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 때문에 불길이 이곳까지 번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불길이 번지면 물줄기가 들어갈 곳이 없어 진화가 힘들다.

소방관이 내부에 진입했을 때 불씨는 안보이고 연기만 보이니 불길이 잡힌것으로 판단했을 것이고 얼마 후 이곳에서 살아난 불길이 커져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 아닐까 싶다.

내부에서 불길을 진압하는 소방대원의 모습과 동시에 불길이 잡혀가고 있다는 소방관의 인터뷰 방송을 감안할 때 소방관들은 아마도 삼각형의 공간에 숨어 있는 불씨를 인식하지 못한 듯하다.

이후 외부에 노출된 처마 밑의 서까래 사이로 불길이 되살아났고 이 불길은 그 숨은 공간에서 번져 나오는 듯했다. 그러나 물줄기가 닿지 않는 곳의 화원은 제압이 불가능 했을 것이며 이로 인해 전소까지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숭례문 뿐아니라 다포형식의 대부분의 문화재가 모두 이런 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연구 검토가 이루어져 또다시 이런 한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끝으로 이 내용은 가능성 높은 가설이며 전문가들의 검토를 통해 사실여부가 밝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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