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SK하이닉스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한 사람은 드물 거에요. 계속 일할 수 있게 해준 회사에게 고맙고, 열심히 일했던 자신에게도 고맙네요.”
지난해 경총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이 1년 안에 퇴사할 확률은 27,7%나 됐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요즘, 박천서 수석과 원종성 기성은 1살이었던 SK하이닉스와 무려 33년을 함께해 온 장기근속자다. SK하이닉스 공식 블로그에 소개된 이들의 장기근속 노하우를 들어봤다.
박 수석과 원 기성은 1984년 3월 입사 동기다. 두 사람이 입사할 당시는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가 출범한 지 몇개월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첫 출근 당시에 대해 원 기성은 “부푼 마음을 안고 이천으로 신입사원 교육을 왔는데 생각했던 모습은 전혀 없었다”며 “지금 이천캠퍼스 행복문 앞에 있는 연수원 건물이 막 지어지고 있을 때라 허허벌판이었다”고 회상했다.
박 수석은 “그때 정말 놀라웠던 것이 4층짜리 연수원 건물이 45일 만에 완공됐다”며 “45일 만에 전의 모습과 다르게 책상은 물론 실습실까지 모두 꾸며진 것을 본 그때부터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애사심의 씨앗이 생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의 33년 역사와 함께해 온 두 사람이 꼽은 가장 역사적인 순간은 바로 ‘현재’였다. 박 수석은 “최고의 매출과 영업이익, 가장 수익성 있는 한 해를 맞고 있는 지금이 가장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회사가 어려웠던 때를 함께 해왔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이 더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원 기성은 “반도체 FAB이 지어질 때마다 부서에서 직접 FAB 환경평가를 실시하는데 단 두 개밖에 없던 시절부터 M14까지 있는 현재를 보면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33년간 퇴사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이들은 항상 회사가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렸다. 원 기성은 “33년 근속의 노하우는 회사에 대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인 것 같다”며 “어려웠던 시절에도 퇴사하지 않고 현재까지 남아준 장기근속자들 덕분에 지금의 SK하이닉스가 될 수 있었다는 자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장기근속 노하우로 후배들에게 ‘5년 단위의 목표 정하기’를 추천했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자세를 가지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며 “선배들을 보며 로드맵을 5년 단위로 적고 회사에서 기회를 제공할 때 그 기회를 잡으려 노력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