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192. 지소부인(智炤夫人)

입력 2017-09-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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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김유신만큼이나 대쪽 같은 성품

지소부인(智炤夫人)은 지조(智照)라고도 하며, 신라 29대 태종무열왕(재위 654∼661)의 셋째 딸이다. 태종무열왕이 즉위한 이듬해인 655년에 당시 대각간이던 김유신과 혼인하였다. 김유신은 문무왕 13년인 673년에 79세의 나이로 죽었다. 김유신이 지소부인과 혼인할 당시의 나이가 61세였음을 알 수 있다.

태종무열왕의 왕비는 문명왕후로, 김유신의 누이동생이다. 태종무열왕 김춘추와 김유신은 당과 연합하여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신라를 승리로 이끈 주역이었다. 김춘추와 김유신의 연합이 공고할 수 있었던 것은 혼인동맹으로 맺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김춘추는 진골귀족임에도 불구하고 왕위에 오른 신라 중대의 첫 왕이다. 김춘추와 김유신은 이제 귀족 대 귀족이 아닌 왕실과 귀족으로서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고, 그들의 유대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태종무열왕의 딸인 지소부인은 왕녀로서 신하인 김유신과 혼인을 하였던 것이다.

‘삼국사기’ 열전에는 지소부인이 아들 다섯 명과 딸 넷을 낳았다고 하였다. 딸의 이름은 남겨두지 않았으나 아들의 이름은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첫째는 이찬 삼광(三光)이고, 둘째는 소판 원술(元述)이며, 셋째는 해간 원정(元貞), 넷째는 대아찬 장이(長耳), 다섯째는 대아찬 원망(元望)이었다. 이 외에 서자인 아찬 군승(軍勝)이 있는데, 그 어머니의 성씨는 전하지 않는다고 한다. 기록에 따르면 지소부인은 5남 4녀 외에 서자까지 총 10명의 자녀를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지소부인의 성품을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다. 둘째 아들 원술이 당과의 전쟁에서 크게 패하였는데, 전쟁터에서 죽고자 하였으나 부하가 만류하여 살아남았다. 이를 들은 김유신은 원술이 왕명을 욕되게 하고 가훈을 저버렸다며 당장 목을 베겠다고 분노하였다. 원술은 숨어 다니다가 김유신이 죽은 이후에야 어머니를 찾아왔다. 지소부인은 “부인에게 삼종지의(三從之義)가 있다. 지금 남편이 죽었으니 아들을 따라야 하지만, 네가 아버지에게 아들 노릇을 못하였는데, 내가 어찌 어미 노릇을 하겠느냐?”라며 끝내 만나지 않았다.

이후 원술이 매초성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지소부인은 그가 죽을 때까지 만나지 않았다. 712년에 성덕왕(재위 702~737)이 김유신 가문이 나라에 세운 덕을 치하하며 지소를 부인으로 책봉하고 남성(南城)에서 거둬들인 조(租)를 해마다 1000섬씩 주도록 하였다.

김유신의 자손은 이후에도 신라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였고, 그로 인해 지위와 부가 지속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소부인은 머리를 깎고 비구니가 되었다. 지소부인은 변하지 않는 이상이 더 가치가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지소부인이 지키고자 했던 삼종지의와 불법 등의 이상은 그를 딸과 아내가 아닌 그 자신으로 빛나게 했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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