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달쏭思] 처서(處暑)

입력 2017-08-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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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처서이다. 입추(立秋)나 상강(霜降) 등의 절기는 한자만 보면, ‘가을[秋]로 들어섰다[立], ‘서리[霜:서리 상]가 내렸다[降: 내릴 강]’는 등의 의미를 금세 알 수 있는데 처서라는 절기는 한자로 써 놓아도 그 뜻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처서는 ‘處暑’라고 쓰는데, ‘처’는 일반적으로 ‘곳 처’, ‘서’는 ‘더위 서’라고 훈독하므로 직역하자면 ‘곳 더위’이다. ‘곳 더위’라니? 이게 무슨 뜻인가?

‘곳’이라는 의미로 그 뜻이 확대되기 전에 ‘處’는 본래 ‘멈추다, 머무르다’라는 뜻이었다. ‘처소(處所:머무르는 곳)’라는 단어의 ‘處’가 바로 그런 의미이다. 머무르면 한곳에서 살게 되므로 나중에 ‘處’는 ‘살 처’, 즉 ‘산다(live)’는 의미로 그 뜻이 확대되었다.

이어 ‘사는 곳’이라는 의미로부터 일반적인 ‘곳’으로 그 의미가 더 확대되었다. 이처럼 ‘處’의 본래 의미가 ‘멈추다’에 있으므로 ‘處暑’라는 절기는 ‘더위가 멈추는 날’이라는 뜻이다.

입추는 진즉에 지났고, 이제 더위가 멈춘다는 처서를 맞았으니 올여름의 찌던 더위도 이제는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게 되었다. 즉 여름 더위를 관장한다는 염제(炎帝:더울 염, 임금 제)가 더 이상 권세를 부리지 못하는 시절이 다가온 것이다. 그래서 처서를 기준으로 처서 이전의 여름을 ‘염제당권지절(炎帝當權之節)’, 즉 ‘염제가 권세를 갖고 있는 시절’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성(盛)한 것은 언젠가는 시들고 시들했던 것도 언젠가는 다시 성하게 된다. 우리는 계절의 변화에서 그러한 순환의 진리를 발견한다. 권세를 가졌다고 너무 뻐기거나 오만하게 굴 일이 아니고, 권세가 없다고 기가 죽을 이유도 없다. 계절의 변화처럼 언젠가는 그 반대 현상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 말이다. 박근혜나 김기춘도 염제와 같은 존재였을까? 뒤에 처서가 도사리고 있는 줄 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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