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수 한미약품 사장, "국내 제약사 M&A검토 안해"

입력 2008-01-0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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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티브 시스템 등 제약관련 정책 개선 필요성 강조

장안수 한미약품 사장(사진)은 9일 "현재 국내 제약사들에 대한 M&A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하지만 전략적 제휴 등의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이 날 '2008년 경영전략'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국내 제약사에 대한 M&A는 회사 규모만 커질 뿐 매출 및 수익성 분야의 이득이 없어 시너지 효과가 미약하다"며 M&A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이어 "동아제약 지분은 현재 재무적 투자 입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며 "적대적 M&A 시도나 지분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 사장은 특히 포지티브 시스템과 약가인하정책 등 정부의 국내 제약산업관련 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장 사장은 "현재의 포지티브 시스템은 문제점이 많다"며 "종근당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고, 우리의 경우에도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식품의약품안전청(KFDA)의 승인이 떨어져도 보험약가 적용 문제 때문에 시장에 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FDA의 승인이 떨어지면 바로 약가가 책정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사장은 특히 "국내 어떤 다른 산업보다 발전가능성이 높고 한국 문화에 적합한 사업"이라며 "또한 고용유발효과도 제조업에 비해 4배나 높은 점을 감안, 새로운 정부가 제약산업에 대한 아낌없는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장안수 한미약품 사장과의 일문일답.

- 올해 경영환경을 어떻게 보시는지.

▲ 올해는 지난해 체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고, 포지티브 시스템 등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을 비롯한 제약업계가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 국내 제약사에 대한 M&A 계획은 있는가.

▲ 동아제약 등과의 전략적 제휴의 방법 등은 검토하고 있지만 M&A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국내 제약사를 인수하는 경우 오히려 규모만 커질 뿐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아제약과의 전략적 제휴 필요성은 양사간의 공감대만 형성됐을 뿐 실무진이나 경영진간의 구체적인 논의 등은 없었다.

- 지난해 제약사 리베이트에 대한 공정위 조사 등 정부의 제약업계에 대한 규제가 심한데.

▲ 우선 근본적으로 제약산업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각이 변화돼야 한다. 제약산업은 무조건 불법이 성행하는 사업이 아니다.

보통 리베이트 등에 사용됐다고 말하는 판매관리비에는 R&D비용이 포함된다. 우리 회사의 경우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 대비 R&D 비용이 10%가 넘는 등 오히려 연구개발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또한 지난해 공정위 조사에서 적발된 사항 중에는 법률적 위반행위는 없지만 도덕적인 문제가 있는 것들도 있었다.

- 새롭게 출발하는 '실용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선진국의 경우 제약산업이 차기성장동력 산업이나 국가 주요 산업 중의 하나로 꼽히지만 국내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또한 제약산업이 고용창출효과가 다른 산업에 비해 월등하게 뛰어나다는 점을 고려해 '일자리 창출'을 기치로 내건 차기 정부에서 이 점을 감안해 제약산업에 대한 많은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정부의 약값정책은 '조선총독부 같은 시각'의 정책이다. 경제성 평가라는 명목으로 국내기업이 개발한 약품에 대해 너무 낮은 가격을 매기는 등 오히려 정부가 외국계 기업의 독점을 조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내 제약산업의 장기적 발전방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 북경 한미 설립 등 중국시장에 대한 향후 계획은.

▲지난해 중국에서 2억7000만 위안(한화 약 35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3억5000만 위안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한·중 수교가 이뤄지기 전부터 시장성을 검토하는 등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였으며, 현재 개량신약 등을 연구할 때도 북경 한미와 공동개발을 하는 등 국내 본사와 상생하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주력품목인 '마이아이(한국제품명 '메디락')로 2억 위안의 매출을 올리는 등 지속적으로 중국시장도 강화할 계획이다.

- 언제쯤 동아제약을 제치고 업계 1위로 등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국내 제약시장 규모가 약 8조원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업계 1위냐 2위냐는 중요하지 않다.

해외시장의 경우 제품 하나만 성공적으로 발매해도 수 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등 오히려 시각을 해외로 돌려야 한다.

해외매출 비중이 높아지면 당연히 매출도 올라가고, 그래야만 R&D 비용을 확대해 궁극적으로 외국계 제약사와의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또한 현재 기조를 유지한다면 조만간 동아제약을 앞지를 수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업계 최초로 1조원을 달성하는 기업은 한미약품이 될 것이다.

- 향후 경영계획은.

▲제약업계 최초로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투명한 경영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4∼5년 후면 여지껏 투자했던 효과가 발휘돼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우수인력들이 제약산업에 많이 참여하기 바란다. 제약산업이야말로 정말 지식기반사업이기 때문에 우수인력들을 많이 유치한다면 한미약품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업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나 언론, 시민단체 등에서도 제약산업이 용기를 얻고 힘차게 연구개발 등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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