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과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에 이어 기아자동차 노조도 파업을 위한 투표에 돌입했다.
18일 기아차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결의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3일 중앙노동위원에 ‘쟁의 조정’을 신청해 13일 ‘조정 중지’ 결정을 받은 기아차 노조는 이번 투표에서 과반 이상 파업에 찬성하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다. 조정 중지는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 확보를 의미한다. 기아차 노조의 경우 현대차 노조의 상황에 맞춰가는 전례에 따라 이번에도 찬성표가 무난히 과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보다 앞서 노조 조합원 투표를 실시한 한국지엠과 현대차 노조는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었다. 한국지엠 노조는 중노위로부터 ‘조정 중지’를 통보받아 파업권을 얻었고, 현대차 노조는 중노위 조정이 끝나는 이날부터 합법적인 파업요건을 확보한다. 현대차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올해 파업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대비 약 33만 대 가량 판매가 감소한 현대·기아차에게 노조 파업은 뼈 아프게 다가올 전망이다.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준비한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의 생산 차질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야심작으로도 불리는 코나는 사전 계약 열흘 만에 7000대를 돌파하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왕좌를 넘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면파업 1회를 포함한 총 24차례의 노조 파업과 12차례의 특근 거부로 총 14만 여대, 약 3조1000억 원 가량의 생산 차질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 노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간 파업을 통해 몸값을 불려온 데다, 기아차의 경우 올해에도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Δ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및 상여금 800% Δ통상임금 확대 등 지난해보다 두배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고고도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로 침체된 회사의 분위기와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