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역삼역에서 60대 남성이 “왜 결혼 주선을 안 해 주냐”라며 결혼정보업체 대표를 칼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지하철 2호선 역삼역 5번 출구 앞에서 A씨가 결혼정보업체 대표 B씨의 목과 가슴을 칼로 찌르고 “살려달라” 소리치며 도망가는 B씨를 계속 쫓아가며 칼을 휘둘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5년 전 가입한 결혼정보업체가 최근 주선을 잘 해주지 않아 업체 대표인 B씨를 만나 말다툼을 벌였고 칼로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주변의 시민 2~3명에게 칼을 빼앗기고 제압당해 경찰에 붙잡혔다. 자칫 더 큰 사건으로 번질 수 있었던 급박한 상황에서 시민들이 용기 있게 나서 참사를 막은 것이다.
시민 A씨를 제압한 시민 중 한 명인 김용수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길을 지나가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여자를 칼로 찌르고 있고 여자 분이 살려달라고 소리치더라”라며 “나도 모르게 달려들었고 저보다 훨씬 연배가 높으신 한 할아버지와 그 남자를 붙잡았다”라고 말했다. 김용수 씨와 함게 A씨를 붙잡은 70대 남성은 곧바로 자리를 떠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건을 목격하고 B씨를 직접 지혈한 시민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역삼역에 묻지마 살인이... 무서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글쓴이는 “회사 근처에 있었는데 현장을 목격했다”라며 “아주머니를 우선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설프지만 지혈을 했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또 “지금도 너무 놀라서 떨린다. 근데 너무 화가 나는 건 사람이 피 흘리고 쓰러져 있는데 사진 찍고 구경하는 사람들이었다”라면서 “지나가다 비슷한 일을 보게 되면 구경만 하지 말아달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