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미 폭탄증언에 취임 5개월 만에 최대 위기…포드 넘는 단명 대통령 되나

입력 2017-06-08 09:20 수정 2017-06-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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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게이트’ 파문으로 인해 취임 5개월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의회 청문회를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게이트 의혹과 관련한 수사 중단 요구가 사실이었다는 등의 내용을 증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속보를 쏟아내면서도 탄핵론을 노골적으로 언급하진 않으나 8일 코미의 의회 증언 이후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 출처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 출처 AFP연합뉴스

코미 전 국장은 8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작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해 트럼프 측근과 내통했다는 의혹과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압박 여부를 증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문회를 하루 앞둔 7일 코미는 7쪽에 달하는 서면으로 증언 내용을 정리해 공개했다. 가디언은 이 증언은 트럼프와의 사적인 대화를 포함해 매우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트럼프의 탄핵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면 증언에 따르면 코미는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 3차례 대면했고 6차례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를 만나 “러시아 내통설 수사를 그냥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4일 백악관에서 단둘이 회동했을 때 트럼프는 러시아 내통설의 몸통으로 꼽히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의미다. 지난 3월 30일 통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름을 걷어내기 위해 해야 할 일에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느냐”고 코미에게 물었다고 한다. 이는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된 러시아 게이트를 구름에 비유하며 수사 은폐를 압박한 것이다. 또 지난 1월 27일 둘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는 코미에게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

이날 코미가 폭탄을 터뜨리기 전에 트럼프는 코미의 후임을 공식 발표했다. 코미의 후임으로 새 FBI 국장에 지명된 인사는 법무부 고위 관리 출신 크리스토퍼 레이 변호사다. 레이는 현재 대형 로펌인 킹앤드스폴딩 소속으로, 조지 W. 부시 정부 때 법무부 형사국 담당 차관보를 지낸 인물이다. 대선 당시 트럼프를 지지했던 레이는 현재 트럼프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레이는 FBI 수장으로서 흠잡을 데 없다”고 밝혔다.

코미가 청문회에 서기 바로 전날에 한 달간 공석이었던 FBI 국장 인선을 발표한 것은 청문회 결과가 국정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 게이트는 현재 특별검사팀으로 넘어간 상황. 지난달 17일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임명했다. 코미의 증언과 별도로 러시아 게이트의 실체는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코미의 의회 증언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작년 대선 때 러시아가 개입했으며 트럼프의 측근이 이를 주도했는지 여부다. 또 하나는 트럼프가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 중이던 코미 전 국장을 압박해 수사를 방해했는 지다. 이날 서면 증언은 후자를 강하게 뒷받침한다.

이 두 가지가 확인되면 의회가 대통령 탄핵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대부분 전문가는 트럼프의 수사 개입이 대통령의 탄핵 사유인 ‘사법 방해’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트럼프가 미국 역대 최단명 대통령이었던 28대 제럴드 포드보다 임기 수명이 더 짧을 수 있다는 의미다. 포드의 재임 기간은 2년 5개월로 최단명이었다. 전임자인 리처드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나면서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직을 넘겨받아 남은 임기만을 채웠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탄핵에 무게를 싣고자 탄핵 법안을 작성 중이다. 민주당 하원의원 2명이 탄핵 법안 작성에 돌입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앨 그린 하원의원은 그간 트럼프의 탄핵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인물로 브래드 셰만 하원의원과 함께 탄핵안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하원 절반 이상, 상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안에 표를 던져야 하는데,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과반을 장악하고 있어서다. 다만 코미의 증언이 여론에 태풍을 몰고 오면 의회도 이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트럼프의 정치적 생명은 코미에게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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