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접수도 '밴드웨건'?

입력 2007-12-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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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 청약접수 '참패' 단지, 계약에서도 '참패' 이어져

대선을 앞두고 언론사 여로조사 결과가 '밴드웨건(표쏠림)' 현상을 부를 것이란 관측이 일고 있다. 밴드웨건 현상이란 지지후보가 없는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달리는 후보를 '대세'로 판단 표를 몰아 주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벤드웨건 현상이 최근 아파트 청약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즉 일반 1순위 청약에서 실패하면 3순위까지 미분양이 그대로 남는 것은 물론, 계약에서도 여지 없이 참패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주택시장이 그나마 활기를 보였던 지난 해까지만 하더라도 청약시장에서 '밴드웨건' 현상은 없었다. 청약 당첨시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는 10년까지 통장을 사용할 수 없게되는 만큼 1순위 통장 소지자는 통장 사용을 아끼는 경우는 당시에도 많았다. 하지만 무주택세대주 우선 공급 요건이 강화되면서 1순위가 되더라도 별 수가 없을 것이라 판단한 2순위 청약자나, 무통장 청약을 할 수 있는 3순위들의 경우 1순위에서 미달된 물량에 몰리는 경우가 빈번했으며, 특히 이른바 '4순위'라 불리는 선착순 분양의 경우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이 같은 현상 대신 1순위 청약접수에서 실패하면 2, 3순위 청약접수는 물론 당첨자 계약에서도 참패가 이어지는 밴드웨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 가을 분양한 남양주 진접택지지구나 양주 고읍택지지구가 이러한 밴드웨건 현상의 시발점이다 이들 지구의 경우 비선호 지역이었던 만큼 1~3순위 청약접수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택지지구란 장점이 있는 만큼 수도권 동북부지역 실수요자들 중심으로 '4순위' 청약에서는 어느 정도 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실제로 진접지구에 분양한 업체 중 가장 브랜드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주)신영의 10블록 신영지웰의 경우 1순위 전체 주택형 평균 수도권 청약경쟁률은 0.64대1. 1순위 결과가 발표할 때만 하더라도. 시장에서의 평가는 '패배'가 아닌 '선전'이었다. 하지만 이 단지의 경우 3순위 종합 경쟁률은 0.84대1로 2, 3순위 청약에서 고작 20% 청약자들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이보다 늦게 치뤄진 양주 고읍지구 동시분양 청약접수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역시 고읍지구 분양단지 중 브랜드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우남건설의 A-2블록 우남퍼스트빌은 1순위 접수에서 0.05대1의 경쟁률을 기록,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며 이는 곧 3순위 합산 경쟁률 0.43대1로 현실화됐다.

최근 동시분양 청약접수를 마친 파주신도시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그대로 이어졌다. 파주신도시 동시분양에서는 전체 참가 업체 중 동문건설과 월드건설이 분양한 단지의 경우 청약을 마감했지만 두산건설의 A7블록 두산위브는 1순위 청약에서 0.41대1의 불안한 출발을 보인 결과 3순위 합계 경쟁률 역시 0.83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데 그쳤다. 또 A9 블록에 분양한 남양휴튼 역시 1순위 접수 결과 0.16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으며, 3순위 합산 경쟁률도 0.57대1에 머물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계약률이다. 실제로 이들 진접, 고읍 동시분양 참가업체들의 경우 4순위에서 인기를 끌기는 커녕 3순위 청약경쟁률보다 낮은 50% 미만의 초기 계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접, 고읍 지구 동시분양 참가 업체들이 청약당첨자와 '4순위' 계약자를 합쳐 70%가량 초기 계약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 같은 기대는 꿈으로 변해버린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 '신도시'란 장점을 믿고 4순위에 기대를 걸고 있는 파주신도시 동시분양 업체들도 오히려 1순위 청약경쟁률 수준의 당첨자 계약률이 나타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아파트 청약 벤드웨건 현상의 발생 원인은 우선 10월 이후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 즉 이번 물량이 아니더라도 차기 물량을 노려볼 '기회'가 있는 예비청약자들에게 1순위 청약실패는 곧장 아파트 청약의 '여론조사'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종부세 등 보유세 강화에 따라 부동산 자산 보유 슬림화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것도 이유다. 즉 쓸데없이 투자가치가 '고만고만'한 아파트를 매입했다가 세금만 맞는 경우를 피하겠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이들 불안한 수요자들에게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아파트 투자가치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벤드웨건 현상은 청약 1순위 접수 이전인 모델하우스 개장시 관람 인파에서 이미 결정된다는 업계의 판단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모델하우스 개장 첫날 관람인파가 청약 접수부터 계약까지를 결정한다는 게 최근 자리잡은 업계의 '분양 괴담'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불만도 없지 않다. 실제로 잇단 여론조사가 쓸데없이 '대세'를 만드는 '밴드웨건'현상을 만들어 내듯 분양시장에서도 단순한 1순위 청약접수 결과가 '대세'가 돼버리는 것이 억울하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한 업체 관계자는 "1순위 청약에서 기대 이하의 경쟁률이 나오면 언론에서 일제히 '참패'를 운운하기 때문에 청약을 고려하던 2~3순위 예비청약자들도 통장 사용을 주저하게 된다"며 "선거에서 선거일 1주일 전에는 여론조사가 금지되는 것처럼 단지의 청약경쟁률도 발표에 신중을 기했으면 좋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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