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업계 최초 72단 3D 낸드 개발…테라 시대 열었다

AIㆍ빅데이터 등에 적용…4차 산업 시대 대비

▲SK하이닉스 72단 256Gb 3D 낸드 개발 주역들이 웨이퍼,칩,개발 중인 1TB(테라바이트) SSD를 들고 있다.(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4세대 72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 D램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4차 산업 시대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는 3D 낸드플래시의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72단 256기가비트(Gb) 트리플 레벨 셀(TLC) 3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256Gb 낸드는 칩 하나로도 32기가바이트(GB) 용량의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적용된다. 낸드플래시는 적층 공정을 통해 동일한 면적에서 격자 모양의 메모리 셀을 높이 쌓을 수록 집적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진다.

SK하이닉스는 작년 2분기부터 36단 128Gb 3D 낸드를 공급을 시작했고 같은해 11월부터 48단 256Gb 3D 낸드를 양산한 데 이어 적층수 증가에 따른 공정 난이도를 고유의 기술로 극복하면서 72단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72단 제품은 현재 양산 중인 48단 3D 낸드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1.5배 더 쌓는다. 또한 기존 양산 설비를 최대한 활용해 48단 제품보다 생산성을 30% 향상했으며 칩 내부에 고속 회로 설계를 적용해 칩 내부 동작 속도를 2배 높이고 읽기와 쓰기 성능을 20% 가량 끌어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72단 256Gb 3D 낸드는 72층 빌딩 약 40억개를 10원짜리 동전 면적에 구현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72단 제품까지 등장하면서 데이터 측면에서 본격적으로 초고용량 '테라(Tera) 시대'가 열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테라바이트(TB)는 1GB의 1000배 용량이다.

SK하이닉스는 72단 제품을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와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용 낸드플래시 솔루션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성능, 고신뢰성, 저전력 구현이 가능한 3D 낸드 기반 솔루션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3D 낸드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이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3D 낸드는 향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465억 달러에 달하며 오는 2021년에는 56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는 3D 낸드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2019년 6월까지 2조2000억 원을 투입해 청주 반도체 공장에 3D 낸드 플래시 전용라인을 증설한다.

김종호 SK하이닉스 마케팅본부장은 “현존 최고의 생산성을 갖춘 3D 낸드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함으로써 전세계 고객에 최적의 스토리지(Storage)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SSD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으로 솔루션 제품 전개를 확대해 D램에 편중된 사업 구조 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