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입찰, 日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해외에 넘어가나’ 속 타는 일본 정부

입력 2017-04-0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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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산업성, 소니·히타치 직접 돌며 독려…기업들, 거액 투자 요구 반도체 사업 인수에 난색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에 일본 기업들이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일본 도쿄 도시바 본사에 회사 간판이 걸려 있다. 블룸버그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에 일본 기업들이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일본 도쿄 도시바 본사에 회사 간판이 걸려 있다. 블룸버그

경영난에 빠진 도시바가 자구책으로 반도체 메모리 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마감한 1차 입찰에 일본 기업들이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현지시간) 이런 소식을 전하면서 첨단기술이 응집된 반도체 사업이 해외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일본 정부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마감된 1차 입찰에서는 도시바와 제휴 중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한국 SK하이닉스, 대만 혼하이정밀공업 등 10여개사가 응찰했다.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 거물 기업들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는 2조 엔(약 20조3700억 원) 이상을 써내 인수가에서는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도시바는 인수가 이외에도 고용 유지와 시너지효과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말부터 고위 관리들이 직접 자국 기업을 돌면서 도시바 지원 가능성을 타진했다. 특히 지난해 오이타 현에 있는 도시바의 이미지센서 공장을 인수한 소니와 히타치를 포함해 과감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오너 기업, 소재 기업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메모리 사업 입찰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기업들은 도시바의 반도체 기술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매년 거액의 투자가 들어가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인수에는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이에 한 경제산업성 관리는 “일본 제조업의 현황을 비추는 것 같아 낙담했다”고 신문에 실망감을 표했다.

만일 일본 기업이 도시바 사업을 인수하면 경쟁력 제고와 구조조정 촉진이라는 명문을 내세워 일본 정부가 민관합작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나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을 통해 지원하기가 쉬워진다. 그러나 지금같은 상황이면 일본 정부는 외국기업과의 제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차라리 미국 기업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을 인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한다. 업계 선두인 한국 삼성전자를 추격하려면 미·일 연합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으로 미국과 파트너십을 맺겠다는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핵심기술 유출 가능성을 우려해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이 중국에 넘어가는 사태는 어떻게든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경제산업성은 중국과 관련된 기업의 인수가 유력해지면 아직 한 번도 시행한 적이 없던 ‘외국환관리법’의 투자중지 명령도 내릴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인 칭화유니그룹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중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만계 기업들이 응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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