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에 수출기업 희비… 전자 ‘미소’ㆍ자동차 ‘한숨’

입력 2017-03-16 10:18 수정 2017-03-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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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주요 수출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LG 등 전자 업체들은 달러강세에 따른 환차익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반면,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자동차는 한숨을 내쉬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5일(현지시간) 정례회의에서 현재 0.50∼0.75%인 기준금리를 0.75 ∼ 1.00%로 0.25%포인트 올리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국내 전자업계는 이번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북미 시장에서 수출하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작년 기준 북미 지역 매출액 비중은 각각 31.4%, 29%로, 가격 경쟁력 강화 시 실적에 기여하는 폭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전자업계에 마냥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미국에 이어 전 세계의 연쇄적인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은 경기가 위축되면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강(强)달러’가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올릴 수는 있겠지만, 신흥국에선 연이어 금리가 인상되면 소비 심리가 위축, 결국 제품의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다”며 “다만 달러 가치가 상승하더라도 대부분의 기업이 환 헤지를 하고 있어 당장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역시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부품이 탑재되는 완제품 업체의 향배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환차익 기대감보다 할부 시장 급랭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가 더 많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이 금리 상승에 따른 할부금융 위축과 소비심리 둔화로 8년 만에 감소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0.1% 줄어든 1748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흥국 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는 비상이다. 유동성 부족으로 신흥국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가동률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현대차의 신흥국 시장 판매 비중은 48%에 달한다. 중국이 23%로 가장 높고, 인도 10%, 아중동 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기아차 역시 중국(22%)을 비롯해 아중동(7%), 러시아(5%) 등의 판매 비중이 34%나 된다.

신흥 시장은 구형 모델들을 활용할 수 있고 규제도 까다롭지 않아 양호한 환율 환경에서는 마진율이 높지만, 부품 현지화율이 낮다는 게 걸림돌이다. 환율에 따라 자동차 가격이 요동친다는 얘기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루블ㆍ헤알화 등이 강세로 돌아서면 찻값이 비싸져 수요가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2010년 이후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등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신흥 시장에 공장 증설을 집중했다”며 “이번 미국 금리 인상으로 현대ㆍ기아차의 신흥시장 중장기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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