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QM5, 자동차 시장의 블랙홀 되나?

입력 2007-11-21 10:17 수정 2007-11-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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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베일에 가려져 있던 르노삼성의 새 모델 QM5가 공개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지난 1998년, 삼성자동차가 SM5를 내놓으며 현대차가 쥐고 있던 난공불락의 중형차 시장을 공략한 이후 모처럼만에 벌어지는 ‘혈투’다.

이 차에 대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르노삼성 측의 색다른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19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신차발표회에서 독특한 아이디어의 광고를 공개했다. 여기서 선보인 광고는 ‘클래식과 록’, ‘양식과 한식’처럼 한 데 어울릴 수 없는 것도 ‘모두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건 캐치프레이즈가 ‘Never Compromise’, 즉 ‘절대 타협하지 말라’이다.

QM5의 계약 개시일은 12월 3일. 그런데 르노삼성 홈페이지에는 벌써부터 ‘세단의 좋은 점, SUV의 좋은 점, 어느 쪽도 포기하지 마라’는 문구가 내걸려 있다. 르노삼성이 이러한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국내 SUV 시장이 답보 상태에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올해 10월까지의 SUV 판매대수는 18만51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년 동기비 13.2%가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SUV 판매가 크게 감소해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또한 내수 시장 점유율은 22.3%로 과거 30%에 육박하던 국내 시장 점유율에 못 미치고 있다. 그 마저 베라크루즈와 렉스턴Ⅱ 등 일부 모델만 판매가 늘었을 뿐 판매가 감소한 차종도 상당수 있다. 경유가격이 급등한 게 가장 치명적이었다.

또 하나는 르노가 전통적으로 SUV에 강한 메이커가 아니라는 데 있다. 오히려 르노보다는 닛산이 이쪽에 일가견이 있는데, QM5의 경우도 닛산의 X-트레일이나 콰시카이 등의 차에 적용된 엔진과 4WD 등의 메커니즘이 상당수 적용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닛산의 기술이 적용되기는 했어도 해외에서는 르노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는 만큼 굳이 르노가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여놓는 ‘신생 메이커’라는 이미지를 풍길 필요는 없는 셈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승용차 시장과 SUV 시장을 함께 공략해서 ‘파이’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은 현대나 기아에 비해 라인업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QM5가 자리한 2000만~3000만원대 SUV의 경우 현대는 투싼과 싼타페, 기아는 스포티지와 쏘렌토가 있다. 여기에 3000만원대 초반의 베라크루즈 기본형까지 가세하면 현대와 기아의 경쟁력은 상당히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QM5로 모든 차종을 아우를 수 있는 ‘그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크로스오버카’라는 개념이다. 사실 크로스오버카는 QM5가 처음 제안한 것이 아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열풍처럼 몰아닥친 크로스오버 개념은 승용차인 듯하면서도 SUV 같고, SUV 같으면서도 미니밴 같은 다양한 모델의 탄생을 촉진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개념 통합에 욕심을 부린 차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이러한 크로스오버 열풍은 사그라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이 ‘크로스오버’를 강조하는 것은 이 차가 SUV 고객뿐 아니라 승용차 고객까지도 끌어들였으면 하는 바램에서다. SUV하면 우선적으로 떠올려지는 것이 경제성이다. 그러나 최근의 가파른 경유 가격의 상승으로 경제적인 메리트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르노삼성은 단순히 이 차가 경제적인 SUV가 아니라, 승용차의 안락함과 정숙성을 간직하면서도 SUV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 활용성과 험로주파 성능까지 두루 갖춘 ‘만능 차’로 어필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점은 QM5에 적용된 다양한 편의장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앞뒤 승객 모두에게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파노라마 선루프와 키를 몸에 지닌 채 버튼을 눌러 시동 거는 방식,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차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MMI, 보스 오디오 시스템 등 고급 승용차에서나 볼 수 있는 장비를 망라하고 있다.

그렇다면 QM5의 최대 라이벌은 어떤 모델이 될까? 투싼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윈스톰 등이 모두 물망에 오를 수 있겠으나, 현재로서는 판매량이 가장 많은 싼타페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싼타페는 2410만~3597만원의 가격대로, 2165만~3370만원인 QM5에 비해서는 가격이 약간 높다.

차체 크기나 실내공간에서는 싼타페가 우위에 있지만 QM5의 편의장비가 워낙 탄탄해 만만치 않은 승부가 점쳐진다. 게다가 QM5는 싼타페에 없는 가솔린 모델(2.5)이 있어 중대형 승용차 고객까지 끌어들일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

르노삼성 측이 목표로 한 QM5의 내수 시장 연간 판매치는 약 4만대. 이는 올해 10월까지 동급 1위의 판매량을 기록 중인 싼타페의 판매대수인 3만9478대와 맞먹는 수치다. 르노삼성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경쟁사의 승용차 성능과 연비 등이 담긴 자료를 준비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르노삼성이 오랜만에 내놓은 새로운 모델 QM5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그 결과에 많은 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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