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지역 역대 최고분양가를 주변 70%로 둔갑시켜

입력 2007-11-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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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비판 피하고, 아파트 홍보하고, 일석이조 노려

업체들의 분양가 마케팅이 날로 발전하는 가운데, 최근 용인 흥덕지구에 이어 이번엔 대림산업이 경기도 오산에 분양한 지역 역대 최고분양가 아파트가 '주변' 60~70%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최근 대림산업이 아파트 공급을 준비 중인 곳은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구 미원모방 공장부지로, 대림산업은 이 곳에 101~207㎡ 총 1646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아파트의 분양가. 당초 대림산업은 이 아파트의 분양가를 3.3㎡당 940만원에 신청했다가 결국 50만원 이상 깍인 3.3㎡당 890만원에 분양가가 최종 결정됐다.

3.3㎡당 890만원은 역대 오산시에 공급 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분양가다. 지난 6월 현대건설이 원동에 공급한 원동 힐스테이트의 분양가가 3.3㎡당 770만~790만원선. 그리고 3월 분양한 현대산업개발의 고현 아이파크 분양가가 3.3㎡당 715만~740만원 선임을 감안할 때 '세마 대림e-편한세상'은 불과 5개월 만에 무려 3.3㎡당 100만원 이상의 분양가를 끌어올린 셈이다. 물론 이 기간 동안 오산시의 집값은 약 2%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역대 최고 분양가를 책정한 이 아파트는 오히려 주변 시세의 60~70% 수준의 '저렴한 아파트'로 탈바꿈해 있는 상황이다. 사정은 이렇다. 대림산업이 '주변시세'로 비교한 곳은 바로 이 아파트 부지와 경부선 철도를 사이에 두고 떨어진 화성 동탄신도시이기 때문이다.

올 1월 이후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입주가 진행 중인 동탄신도시 주요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최고 1400만원 선에 이르며, 평균 가격은 3.3㎡당 1300만원 선이다. 즉 대림산업은 '주변시세'를 동탄신도시 아파트 매매가로 비교해 주변시세의 최고 60%까지 저렴하다는 '분양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특히 오산 '세마 대림 e-편한세상'을 동탄신도시와 동일한 생활권이라고 알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두 지역이 동일 생활권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학군이나 기반시설 설치 등 제반 주거환경 개선작업은 보통 행정구역 단위로 진행되기 마련"이라며 "오산과 화성은 서로 행정구역도 엄연히 다르고 특히 두 지역은 경부선이라는 지상 철도구간으로 단절되고 있는 만큼 동일 생활권 형성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세마 대림e-편한세상은 현재 분양계획이 확정된 세교지구 등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경우 수요자 입장에서 쓸데없이 높은 분양가를 지불하면서 이 아파트에 청약하는 대신 세교지구나 동동탄신도싣에 분양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이 같은 엉뚱한 주변시세를 들먹이며 "주변보다 저렴한 아파트"라고 주장하는 분양가 마케팅은 최근 호반건설 등이 경기도 용인시 흥덕 택지지구에 공급한 아파트에서 처음 사용됐다.

이 달 초 분양한 호반건설의 '흥덕 호반베르디움'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용인 흥덕 택지지구에 1㎡당 325만원의 분양가를 책정, 흥덕지구 일반아파트 사상 최고 분양가 기록을 경신했다. 흥덕지구 공급 물량의 종전 유사평형 최고 분양가는 1㎡당 275만원. 이보다 10개월 가량 늦게 분양한 호반건설은 종전 분양가에 비해 무려 15% 이상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회사는 지역내 최고 분양가 아파트를 분양가 상한제 적용대상이 아니며 시장에서의 인기도 흥덕지구보다 높은 동천동 삼성래미안 분양가와 비교해 순식간에 '반값 아파트'로 탈바꿈 시켜버렸다. 이 탓에 오히려 호반 측은 역대 최고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비판도 피하고 쉽게 분양 물량을 팔아치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대림산업의 노림수도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3.3㎡당 890만원이란 오산지역에서 전무후무한 분양가를 책정해놓고, 이를 동탄신도시와 비교해 주변보다 싸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그간 주로 비인기지역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브랜드 인지로를 활용,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던 대림산업이 고분양가 책정이라는 비판도 피하고 비인기지역인 이 곳에서 쉽게 아파트를 팔기 위한 노림수 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대림산업의 주장대로라면 경기도 광주시에 공급하는 아파트는 분당신도시 시세를 '주변시세'라고 주장해도 할말이 없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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