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으로 영업부서로 쫓기듯 떠나는 애널리스트들

입력 2017-02-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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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합병과 수익성 악화로 애널리스트의 자리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 은행이나 자산운용사는 물론이고 울며 겨자 먹기로 증권사 내 영업직으로 보직을 옮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에셋투자증권에서 채권 분석을 담당하던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이날부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로 자리를 옮긴다. 기존에 대신증권에서 채권 부문을 맡던 박혁수 애널리스트는 이미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채용이 아닌 충원인 셈이다.

교보증권은 올 초 인사에서 애널리스트 4명을 본사와 영업점으로 전보 조치했다. 자동차, 인터넷·게임, 스몰캡, 시황전략 등을 담당했던 이들이다. 1명은 본사 기획부문으로 발령 났지만 나머지 3명은 당장 지점에서 영업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합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도 기존에 양쪽 회사에서 운영하던 리서치센터 규모가 합병과정에서 대폭 축소됐다. 업계 최고 명예인 ‘베스트 애널리스트’임에도 전공이나 경력과 무관한 부서로 발령이 나거나 ‘이름값’에 맞지 않는 처우 수준 때문에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으로 안정성을 찾아간 애널리스트가 여럿이다.

키움증권 ‘간판’ 애널리스트였던 마득락 팀장과 김병기 수석연구위원, 김현조 책임연구원 등 4명은 이미 지난해 여름 한화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3분기(7~9월) 보고서 상 자기자본 규모로는 키움증권이 1조1432억 원으로 한화투자증권(8457억 원)보다 조금 앞선다. 5일 기준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수도 각 회사가 33명, 31명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회사 간판급 애널리스트가 규모가 엇비슷한 회사나 은행권으로 옮기면서 기존 회사들의 처우가 부실했다는 평이 많았다”며 “웬만하면 정착해서 평판을 쌓고 싶어도 최근 증권사들이 리서치센터에 투자하거나 키워주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운송담당 곽성환 연구원, 동부증권 반도체 담당 유의형 연구원 등도 지난해 각각 교보악사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바이사이드로 변신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익 부서가 아닌 리서치센터가 증권업계 불황으로 점점 설 자리를 잃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리서치센터 수준을 두고 증권사 이익규모와 상관없이 자존심 경쟁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실력있는 애널리스트들도 눈칫밥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 악화에 내몰리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기업 간 갑을 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도 애널리스트들의 업무 환경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금융당국은 ‘매수’ 일색인 투자 리포트 현황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애널리스트 리포트의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가 일정 범위이상 변동하면 내부 위원회의 심의와 승인을 얻도록 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치우친 수익구조로 인한 구조적 문제 개선이 먼저인데 금융당국의 정책은 겉치레 식 성격이 강해 오히려 애널리스트들의 업무 자율성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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