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정의 인사이트] ‘여야정 협치’ 언제까지 겉돌텐가

입력 2016-12-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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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차장

‘여야정 협치(協治)’는 역시 말처럼 쉽지 않았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된 지 보름이 넘었지만, 여야정 협의체 구성은 여전히 표류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만 하더라도 여야와 정부는 그야말로 한마음 한뜻으로 국정 안정화에 힘을 모으는 듯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국정 수습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 제안을 새누리당에 했고, 당시 정진석 원내대표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협치의 틀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의 사의로 여당 내 추진 주체가 사라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새 원내사령탑을 친박계가 장악하면서 협의체 구성은 공전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야당이 친박 지도부를 대화 상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설상가상으로 여권 분열로 사실상 4당 체제가 형성되면서 협치의 필요성은 더 커졌지만, 사공이 많아진 탓에 논의의 속도는 더욱 더뎌지게 됐다. 황 권한대행과 국민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이 22일 회동해 여야정 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하긴 했지만, 정부와 제1야당인 민주당이 빠진 경제협의체는 그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조류인플루엔자(AI), 독감, 계란값을 비롯한 생활물가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박 대통령 권한정지에 따른 정상외교의 공백으로 미국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황 권한대행이 국정을 챙기고는 있지만, 권한 대행으로서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국회의 협력 없이는 국정 공백을 온전히 메울 수는 없다. 특히 정치권과 정부가 정국 주도권을 놓고 ‘치킨 게임’을 벌일수록 경제·안보외교 컨트롤타워가 세워지지 못해 정국 불안감만 더욱 커질 수 있다.

황 권한대행은 국회 대정부질의 참석으로 협치에 시동을 건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국회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귀울여 국정 혼란을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야당 역시 황 권한대행체제를 일단 인정하고 국정을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특히 국회와의 협치, 낙하산 투입 우려 등을 내세워 황 권한대행이 공석이 된 공공기관장을 임명하는 데 더 이상 딴지를 걸어서는 안 된다. 경제 상황이 엄중한 이 시기에 기관장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조직의 기강 해이, 사업 차질 등 부작용을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새누리당 친박계 지도부와 대화를 거부하던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를 위해 이번 주 회동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나마 반가운 일이다. 여야가 적절한 냉각기를 가진 만큼 곧 만남을 가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정 협의체 불발로 국정 혼란이 계속될 경우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제는 여야정 협의체 구성도 마냥 외면할 수는 없을 테다. 이번 여야 회동을 통해 추경 편성, AI 사태 등 민생 현안을 해결할 만한 속시원한 협치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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