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머징 마켓] “물 빠진 신흥시장… 지금이 노 저을 때”

입력 2016-12-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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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자금유출은 일시적”…전문가 “투자 적기” 한목소리

‘떠오르는 시장’이라는 뜻을 지닌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은 수년간 이름 값을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몇 년간 바닥을 헤매던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미국 금리인상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신흥시장의 강세가 나타났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대선 직전까지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의 올해 수익률은 각각 1.9%와 13.9%로 신흥국이 훨씬 높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신흥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려가 확산된 데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하면서 신흥시장의 자금이 이탈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오히려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간 지금이 ‘신흥시장 투자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달러·유가 흐름 보면 신흥시장이 보인다 =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신흥시장을 좌우하는 요인은 크게 유가 등 원자재가격, 달러화 가치 두 가지다. 유가가 상승하거나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고 반대의 경우 자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연초 배럴당 30달러대에 머물던 국제유가(WTI 기준)가 꾸준히 상승해 50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올해 신흥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달러화가 올해 9월까지 하락세를 나타냈던 것도 신흥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에 올해 1월 688.72까지 주저앉았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는 이달 16일 현재 856.40까지 뛰었다.

반면 시장 예상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로 끝난 지난달 미국 대통령선거는 신흥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강력한 보호무역정책 등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신흥국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전망에서다. 여기에 지난 1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년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달러를 제외한 주요 통화가치가 줄줄이 급락했다. 신흥시장 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은 최근의 신흥시장 요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큰 틀에서 보면 시장흐름이 여전히 신흥시장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신흥시장의 수출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원자재가격 상승도 이머징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또한 장기적으로는 신흥국에 유리한 여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라는 것은 결국 내 물건을 많이 팔고 남의 물건을 사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는 기본적으로 자국 통화가치 절하를 통해 이뤄진다”면서 “따라서 최근의 달러 강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러시아 시장 호조 전망…트럼프정부 정책은 여전히 변수 = 시장 전문가들은 신흥시장 중에서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 상승에 따라 원자재 수출국가인 러시아 시장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일치하는 견해를 보였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완만한 상승세가 예상되는 만큼 원자재를 생산하는 러시아 시장은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반대로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은 상대적으로 수입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됐다는 점도 수혜를 기대할만한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박상현 연구원은 “자원보유국 가운데서도 러시아는 유망하겠지만 브라질은 올해 너무 많이 올랐다.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올해 부진했던 중국이 괜찮은 모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내수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인도네시아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여전히 변수는 있다. 전문가들은 신흥시장의 방향성과 관련해 향후 트럼프정부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세계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한 마디로 ‘트럼프’”라며 “내년 세계 성장률과 수익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트럼프의 정책 판도에 따라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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