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맛 우유, 먹지 마세요…피부에 양보하세요”

입력 2016-12-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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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워시·로션 등 화장품으로 변신한 빙그레 우유

▲한정식(왼쪽) 빙그레 상품개발실 과장과 정현정 올리브영 MD가 협업을 통해 바나나맛우유 화장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한정식(왼쪽) 빙그레 상품개발실 과장과 정현정 올리브영 MD가 협업을 통해 바나나맛우유 화장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바나나맛우유 용기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고자 가공공정만 9번을 거쳤죠. 한 달 채 되지 않아 22만 개 추가 생산에 들어가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어 보람을 느낍니다.”

40여 년간 한결같이 소비자 곁을 지켜왔던 바나나맛 우유가 변신을 시도했다. 편의점에서 1~2위를 다툴 만큼 친숙한 바나나우유가 보디워시와 보디로션의 옷을 입었다. 이 과정에는 한정식 빙그레 상품개발실 과장과 정현정 올리브영 MD의 노력이 있었다.

먼저 협업을 제안한 한 과장은 소비자들이 대중 목욕탕을 나오면서 바나나맛 우유를 찾는 모습을 보면서 바나나맛우유가 주는 익숙함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제품카테고리가 무엇일지 고민했다. 그 끝에 뷰티 제품을 개발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뷰티 제품에 대한 전문성과 시장 정보를 위해 빙그레는 ‘올리브영’을 만나 화장품과 우유의 이색적인 협업을 제안했다. 흥미로운 제안에 정 MD는 화장품과 우유의 이색적인 협업을 위해 자연스럽고 편안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라운드어라운드’를 떠올렸다.

한 과장은 “보디제품을 ‘향과 보습’을 테마로 선보이고 있는 라운드어라운드와 목욕 후 먹던 바나나맛우유와의 만남이야말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감성적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브랜드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나나맛우유라는 ‘장수 제품’이 다른 제품으로 변화했을 때 생기는 이질감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는 정 MD는 “제품 기획단계부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특유의 바나나맛우유 향과 용기의 모양을 구현하는 것이었다”며 “처음에 바나나향만 사용했더니 시큼한 냄새가 강해 머스크향, 바닐라 향 등 여러 가지를 섞어보며 ‘망고향’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시각·후각적 이질감을 극복하고자 바나나향보다 달콤한 망고향을 섞어 ‘바나나맛우유’와 흡사한 향을 구현했다.

시행착오는 향에서 끝나지 않았다. 바나나맛우유 용기 디자인을 그대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일반 화장품 용기와 발리 비스듬한 면이 많아 글자를 인쇄하는 과정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바나나맛우유 패키지와 비슷한 색상과 무광의 재질감을 표현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양 사간의 수많은 미팅과 긴밀한 협업이 이뤄졌다.

“디자인이 워낙 독특해서 그에 비해 성분이나 기능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정 MD는 “바나나맛 우유와 딸기맛 우유의 향을 구현하는데 1차로 포커싱을 했지만 향은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지 그로 인하여 품질은 떨어지지 않는다”며 “달콤한 향은 물론 가장 중요한 보습력도 놓치지 않으려고 연구소와 수시 미팅을 통해 현재의 제형을 개발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출시 배경으로 바나나맛우유 보디케어 제품은 지난 10월 출시 이후 열흘만에 초도물량 2만 개가 완판됐다. 이어 판매 3주만에 10만개 추가 생산 물량까지 거의 판매돼 한 달 채 되지 않아 22만개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이는 초도물량의 15배나 많은 수량이다.

요즘 식음료와 콜라보 한 화장품인 ‘푸드메틱’의 유행에 대해 한 과장은 “식사, 쇼핑 등 모든 일상이 SNS에 업로드 되는 요즘 시대에 독특한 화장품 패키지는 소비자의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주 요소”라며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거나 혹은 친근함과 재미 요소를 내세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이 인기 요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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