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대다수의 시민단체와 시민이 환영의 뜻을 표했다. 촛불이 가져온 위대한 성과로, 민주주의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자랑스럽다"며 "탄핵소추안 가결은 광장의 위대한 촛불이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퇴진행동은 탄핵안 가결을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규정하고, 앞으로 광장의 촛불이 더욱 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퇴진행동은 "박 대통령은 즉각 퇴진 의사가 없음을 밝힘으로써 국민과의 대결을 선택했다"며 "국정농단에 대한 아무 죄의식도 없는 황교안 내각 역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무총장은 "국민의 명예로운 혁명, 시민혁명의 결과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는 국가적 혼란과 국정운영의 공백을 수습하기 위해 탄핵심판의 결과가 이른 시일 내에 나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 황교안 총리에게는 "황 총리도 큰 책임을 면할 수 없으니 국민 여론 겸허히 수용해 정치적 논란과 시빗거리가 없도록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날 오후 4께 찬성 234명, 반대 56명, 기권 2명, 무효 7명으로 가결 처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 앞에 있던 대다수의 시민들이 두 손을 하늘로 높이 들며 "이겼다", "대한민국 만세"라고 소리쳤다. 함박웃음을 짓고 서로 얼싸안으며 춤을 추기도 했다.
반면 보수단체는 헌재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탄핵 반대 운동도 예고했다.
정광용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 회장은 "왜곡·선동·허위사실유포에 의한 탄핵으로 절대 승복할 수 없다"며 "내일 오전 광화문에 30만 명이 모여 탄핵에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탄핵안 가결은 끝이 아니고 헌재에서 최종 심리까지 가야 마지막"이라며 "헌재가 그 어떤 정치 압력이나 영향을 받지 않고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