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보호주의에 등 터지는 중국 기업들…글로벌 M&A 급랭 우려

입력 2016-12-0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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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중국 기업들이 진퇴양난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對)중 강경책과 자본 유출을 우려하는 자국 정부의 자본규제 강화에 발목이 잡혀 옴짝달싹도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당장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이 이끄는 다롄완다그룹의 할리우드 공략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잭 루 재무부 장관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마이클 프로먼 대표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다롄완다그룹과 같은 중국 기업들의 미국 기업 인수가 중국 정부의 이익에 맞춰 조정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완다그룹은 지난 몇 년간 엔터테인먼트 기업 M&A를 통해 세계 최대 극장 업체로 급부상했다. 완다그룹은 26억 달러에 미국 극장체인업체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를, 35억 달러에 영화제작사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10억 달러 규모의 할리우드 TV 콘텐츠 제작사 딕클라크프로덕션 인수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완다그룹의 M&A에 제동이 걸리면 할리우드는 물론 다른 산업에도 이러한 냉기류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WSJ는 중국 M&A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는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의회에서 더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슈머 대표는 “2017년 새 의회에서는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감독 권한을 확대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CFIUS는 자국 기업 인수도 아닌데,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중국 자본인 푸젠그랜드칩투자펀드(FGC)의 독일 반도체 기업 아익스트론 인수안에 반대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도 자국 기업의 해외 M&A 행보를 경계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과 외환보유고 축소 등으로 자본유출 불안이 커지자 해외 M&A에 대한 고삐를 죄고 나선 것이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9일 중국 정부가 M&A 승인 심사를 엄격히 하고 외환과 부동산 거래를 제한하는 등 해외 투자와 관련한 새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가 입수한 중국 인민은행의 내부 회의록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9월까지 100억 달러(약 11조7350억원) 이상의 해외투자 및 핵심 사업과 무관한 10억 달러 이상의 해외 M&A를 금지할 계획이다. 국영기업은 해외 부동산 거래에 10억 달러 이상 투자할 수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해외 M&A와 결제 승인 심사 강화에 이어 위안화 송금과 금 수입 제한에도 나섰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 경기가 둔화하자 새 성장동력을 찾고자 해외에서 적극적인 M&A를 펼쳤다. 중국 상무부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비금융 부문 해외투자는 1460억 달러로, 이미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전체(1210억 달러) 기록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M&A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경계감은 결과적으로 미국 기업에 대한 해외투자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규제 역시 한동안 글로벌 M&A 시장서 존재감을 키우던 중국 기업들의 기세를 꺾는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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