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아의 소곤소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난시대

입력 2016-11-29 11:39 수정 2016-11-3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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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부 차장

“자본시장 갑(甲)의 위상이 이게 웬 말입니까. 최순실 사태에까지 연루되다니….”

무려 500조 원이 넘는 자금을 굴려 자본시장의 갑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안팎으로 여러 구설수에 신음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올 들어 국민연금이 패시브 전략을 고수하면서 액티브펀드를 인덱스펀드로 선회하자, 지난해까지 승승장구하던 중소형주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국민연금의 전략 손 바뀜으로 인해 7월 이후 코스닥 시장은 700 선에서 650 선까지 급락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공격적인 액티브펀드 투자로 손실이 커지자 수익률 만회를 위해 패시브 전략으로 궤도를 바꿨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시장과 투자자들이 입은 손해는 눈덩이만큼 커졌다.

중소형주 간판펀드를 운용하던 운용사들도 대부분 초상집 분위기다. 잇단 펀드 환매에 틈날 때마다 펀드 판매사인 증권사, 은행들을 방문하며 고객들의 맘을 돌려 잡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코스닥 시장 급락의 주범(?)으로 지목된 데 이어 국민연금은 지난해 핫 이슈로 떠오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외압에 의해 결정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안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아킬레스건으로 꼽힌 중요 이슈였다. 당시 두 회사 합병에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삼성그룹 승계에 도움이 되는 찬성으로 가닥을 잡아 최근 구설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중대한 결정에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찬성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에 유리한 방향으로 청탁을 받았는지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급기야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전직 CIO와 현재 기금운용 이사장인 전직 복지부 장관까지 검찰에 줄줄이 불려가고 있다.

잇달아 불거진 악재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해명하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기금운용본부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합병 찬성안은 시너지 효과를 따져보고 찬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시장 업계 일각에선 합병 후 시너지에 대한 불확실성에 국민연금 같은 큰손이 베팅하는 것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한다.

자산운용사의 한 CIO는 “당시 국민연금이 제일모직 주총에서 합병에 찬성을 하고, 삼성물산 주총에선 반대를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에 미치는 국민연금의 입김이 커지면서 제2, 제3의 삼성물산 합병안 같은 의결권 이슈는 앞으로도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

커진 위상과 덩치만큼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도 혹여 시장의 오해나 불이익이 미치지 않게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변화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민의 노후 자금을 굴리며 백기사 역할을 해야 하는 국민연금의 석연치 않은 선택으로 국민의 알토란 같은 자금도 단기적으론 손실에 직면했다. 삼성물산 주가가 하락하면서 국민연금이 15개월 만에 입은 손실액만 2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자본시장의 갑으로서 위치에 걸맞은 신중한 선택과 투명한 의사결정으로 여러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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