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시대 개막] ‘트럼프 대통령’ 현실로…‘도박’ 선택한 미국 어디로

입력 2016-11-09 18:39 수정 2016-11-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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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ㆍ외교ㆍ안보 등 정책 오바마 정부와 완전히 달라…미국ㆍ세계 불확실성의 시대 접어들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그동안 가능성이 낮았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백악관 입성이 마침내 현실로 이뤄지게 됐다. 이에 트럼프 시대 미국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알 수 없는 국가가 됐다”고 한탄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향할지 모르겠다. 미국은 실패한 국가, 사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가 그동안 숱하게 많은 망발을 쏟아냈고 인격적으로도 결함을 드러냈다. 또 무역협정 폐지, 수입 관세 도입과 해외에 투자하는 미국 기업 처벌 등 그의 과격한 공약이 실현되면 경기침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해 왔다. 그러나 미국 유권자들은 자국과 세계를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게 하는 도박을 선택한 것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9일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의 유산을 다 없애고 미국을 보호주의와 이민배척주의 길로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걸었다. 그러나 이는 경제ㆍ외교 정책 등에서 미국의 이익만을 중시하는 신고립주의로 요약된다.

경제 방면에서 트럼프는 최고소득세율을 33%로 낮추고 법인세율을 15%로 인하하는 등 감세정책을 펼치고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3.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약 25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대선에 앞서 “트럼프의 감세 혜택을 받는 사람의 3분의 1이 상위 1% 소득자일 것”이라며 “이는 심각한 소득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세금정책센터는 트럼프의 계획대로라면 향후 10년간 정부 부채가 10조 달러(약 1경1500조 원)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겠다는 공약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촉발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교ㆍ안보 분야의 불확실성도 커지게 됐다. 당장 유럽연합(EU)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공공연하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무용론을 펼쳐온 트럼프의 당선에 안보가 위태로워지게 됐다. 한국과 일본도 방위비 분담금 확대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는 “북한은 중국이 풀어야할 문제”라고 강조하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직접 대화할 수도 있다”고 언급해 미국의 대북 정책이 급격하게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오바마 외교정책의 핵심이자 중국에는 눈엣가시였던 ‘아시아 중시’ 정책이 폐기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가 공약대로 이란 핵협상을 뒤집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4일 발효된 파리기후변화협정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는 이 조약을 폐기하는 것은 물론 유엔의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 내부적으로도 큰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고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하면 1100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극단적인 정책을 제시했다. 다만 트럼프는 이런 주장을 문서화하지 않는 등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취임 이후 다소 완화한 행보를 취할 수도 있다.

오바마의 건강보험개혁법안인 ‘오바마케어’는 하루 아침에 휴짓조각이 될 전망이다. 아직 트럼프는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방정부 대신 각 주 정부 책임을 강화하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현재 진보와 보수가 4대 4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으로 보수로 기울게 됐다. 트럼프는 총기 소유를 허용한 수정헌법 2조를 지킬 인사를 차기 연방대법관으로 뽑겠다고 공언해 왔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선거기간 내내 여성과 이민자, 소수인종 등에 막말을 일삼아온 트럼프가 지금의 심각한 분열상을 치유할 수 있느냐 여부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힐러리 클린턴에게 그랬던 것처럼 클린턴을 지지했던 유권자들도 트럼프에게 막대한 혐오감을 품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1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클린턴 지지자의 58%는 ‘트럼프 지지자를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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