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의 돈이야기] 희대의 위조지폐범 ‘히틀러’

입력 2016-11-0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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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나치, 2차대전 당시 영국경제 붕괴 위해 정교한 위폐 완성했지만 유통수단 없어 실패

위조지폐란 진짜 화폐와 비슷하게 만든 가짜 화폐로 여러 가지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이 위조화폐는 화폐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금ㆍ은 등이 화폐로 사용됐던 시기에는 위조행위가 금· 은 함유량을 줄이는 형태로 나타났다.

그런데 오늘날과 같이 액면가치보다 제조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지폐 혹은 주화로 그 모습이 바뀌면서 위조행위는 더욱 지능적이고 교묘해지고 있다.

즉 지폐가 사용되던 초기에는 인쇄원판을 위조하거나 그냥 종이에 그리던 단순한 방식이었으나, 이제는 고도로 정교한 컬러복사기와 컴퓨터 스캐너(scanner)등을 이용하고 있어 진짜화폐와의 식별이 매우 힘들게 되고 있다.

위조와 유사한 행위로 변조가 있다. 이는 진짜 지폐를 가공해 그 가치를 변경하는 것으로, 지폐를 표면(表面)과 이면(裏面)으로 분리해 변조하는 방식 등이 있다.

다시 말해 위조(僞造)는 통화를 발행할 권한 없는 자가 진정한 통화로 오인할 수 있는 것을 제조하는 것을 말하고, 변조(變造)는 권한 없이 진정한 통화를 가공해 가치를 변경시키는 것을 가리킨다. 위조든 변조든 경제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범죄행위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오늘날 위조지폐의 2/3 가량은 미국의 달러이며, 그 외에 유로화, 영국의 파운드, 스위스의 프랑 등 유통이 많은 지폐일수록 위조가 많다.

이런 위조지폐는 주로 국제적 위조단에 의한 것이 많으며, 그 조직은 자금제공ㆍ기술ㆍ행사 등 각 그룹으로 나뉘어 있어 수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 근래에는 통화 외에 주권(株券), 여행자수표의 위조도 늘고 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위조지폐 사건은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계획한 영국 파운드화 위조지폐 사건이다. 이는 독일이 최대 적국인 영국의 경제를 붕괴시키려는 목적으로 이뤄졌는데, 작전명은 ‘베른하르트(Bernhard) 작전’이었다.

당시 이 작전의 실무 책임자이던 베른하르트 크루거 소령은 강제수용소에서 위조 기술자들을 끌어 모아 은밀히 작업을 수행해 나갔다. 물론 최고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작업단이었지만, 당시 세계의 기축통화이던 파운드화의 위조는 매우 어려웠다.

마침내 1943년 여름,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발행한 진짜화폐와 똑같은 위조지폐가 쏟아져 나왔다. 독일은 위조지폐를 완성도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눴다.

1등급은 중립국과의 무역에 사용하고, 2등급은 점령지의 현지인 첩자에게 주는 보상금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3등급은 비행기를 동원해 영국 상공에서 대놓고 뿌려 혼란을 초래할 계획을 세워뒀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실패했다. 위조지폐의 완성시기가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당시 독일은 이미 패색이 짙었고 영국 상공에서 돈을 뿌릴 비행기도 없었다. 결국 만들어진 위조지폐와 인쇄원판은 연합국의 손에 들어가고 말았다.

이리하여 사상최대의 위조지폐 작전은 막을 내리게 된다. 영국정부는 너무나 완성도가 높은 이 위조지폐로 인해 화폐개혁을 단행해야만 했다. 당시에 만들어진 위조지폐들은 1980년대까지도 암시장에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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