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소모전은 이제 그만!”…일본서 적과의 동침

입력 2016-10-26 08:59 수정 2016-10-2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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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홀딩스와 자본·업무 제휴, 물류와 원료 조달 협력…일본서 라이벌과 손잡은 건 처음

코카콜라그룹이 일본시장에서 소모전을 중단하고자 경쟁사와 손을 잡았다. 코카콜라는 기린홀딩스와 청량음료 사업에서 자본·업무 제휴할 방침을 굳혔다고 2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양사는 지분을 서로 교환하고 물류와 원료 조달 부문에서 협력한다. 코카콜라와 기린은 일본 음료시장에서 각각 1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청량음료시장은 인구 감소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체 수는 많아 치열한 가격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코카콜라와 기린은 이런 경쟁을 피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잠시 휴전하기로 한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양사는 현재 세부사항을 협의하고 있으며 이르면 연내 제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코카콜라가 일본에서 동종업체와 본격적으로 제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양사는 일본 내 코카콜라 제품의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코카콜라웨스트와 이스트재팬이 오는 2017년 4월 통합해 설립하는 새 회사와 기린의 청량음료 자회사에 각각 서로 출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출자액은 수백억 엔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매점이나 자판기에 들어갈 제품을 공동 배송하고 주스나 커피 등의 원료나 페트병 등 자재를 함께 조달하는 것도 핵심이다. 실현되면 연간 수십억 엔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판매와 마케팅 측면의 제휴는 협의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제품의 상호 공급, 공동 제품 개발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일본 청량음료시장 규모는 약 4조 엔(약 43조3700억 원)에 이르나 업체가 난립해 슈퍼마켓이나 약국에서 대용량 제품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등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2위 산토리식품이 재팬토바코(JT)의 자판기 사업을 인수하는 등 맹추격하자 코카콜라는 내년 코카콜라이스트와 코카콜라웨스트를 통합하는 것 외에 새로운 비용 절감 수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기린과의 제휴를 단행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기린도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5%에 불과했던 음료사업의 수익성을 오는 2018년까지 3%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코카콜라와 이해관계가 들어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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