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동차 야망 무산되나…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초점 전환할 듯

입력 2016-10-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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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타이탄’ 팀에서 이미 수백 명 회사 떠나…경영진, 자동차 팀에 최종 방향 내년 말까지 결정 압박

애플이 자체적으로 자동차를 만든다는 원대한 야망을 결국 포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수 개월간 약 1000명으로 구성된 애플 자체 자동차 구축 팀인 ‘프로젝트 타이탄’에서 이미 수백 명이 회사를 떠났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완전한 자동차를 생산하는 대신에 다른 자동차업체와 파트너를 맺을 수 있는 등 운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이나 먼 미래가 될 자체 자동차 디자인 등으로 초점을 전환했다. 새로운 초점 달성을 위해 애플은 계속 엔지니어를 충원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또 애플 경영진은 자동차 팀에 사업 최종방향이나 자율주행 시스템 사업타당성 결과를 내년 말까지 내놓으라는 데드라인도 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자동차사업의 전략을 놓고 수개월간 회사 내부에서 의견 불일치가 계속되고 지도부가 교체되며 공급망 확보에 어려움이 따르는 등 온갖 진통이 잇따른 끝에 나온 것이다.

모바일 기기와 소프트웨어에서의 지배력만으로 자동차사업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는 애플만이 아니다. 구글도 자체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나 각종 난관에 파트너를 찾고 있다.

IT 부문에 정통한 투자자들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높은 수익성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수익률이 10%도 안 되는 자동차사업에 뛰어든 것을 의아하게 보고 있다. 또 오토모티브리서치센터의 에릭 폴 데니스 애널리스트는 “애플 브랜드의 차는 아마도 견실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애플은 품질 이슈에 대해 타협하지 않으려 한다. 자동차 부문에서 품질 문제가 생기면 다른 제품에 대한 인식도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지난 2014년 프로젝트 타이탄에 착수했다. 2020년 초에 자체 자동차를 선보여 아이폰이 모바일 산업 혁명을 일으킨 것처럼 새 혁신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그렸다. 그러나 지난해 말 프로젝트 방향을 둘러싸고 내부에서 갈등이 표출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 여파로 올해 초 프로젝트를 이끌던 스티브 자데스키가 손을 뗐다. 그는 여전히 애플에 남아 있으나 타이탄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고 있다.

이후 자데스키의 상사였던 댄 리치오가 임시로 프로젝트를 떠맡았으나 4월에 아이팟을 개발했던 밥 맨스필드가 팀 리더 역할을 맡게된다. 그러나 맨스필드가 자체 자동차 완성이라는 목표에서 후퇴할 의향을 내비치자 이에 실망한 많은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120여 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감원 희생양이 됐다. 현재 남아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자율주행 프로그램과 시각 센서, 시뮬레이터 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애플 경영진을 흥분시켰던 초기의 비전과 거리가 멀어진 것이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해 “자동차는 궁극의 모바일 기기”라고 말했고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산업이 거대한 변화의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강조했으나 신기루에 그치게 된 셈이다.

다른 소식통은 애플이 복잡한 자동차부품 공급망 체제에 두 손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전자기기 산업에서는 자신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일부 부품에 대해서는 독점 수급권을 행사할 수 있었으나 자동차 부품산업은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아직 차를 생산해본 적도 없는 애플의 요구가 하나도 먹히지 않았다.

한편 애플은 이날 인공지능(AI) 분야의 권위자인 카네기멜론대학의 루스 살라쿠트디노프 교수를 AI 연구팀장으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AI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AI 음성인식 비서 ‘시리’에 대해 멍청하다는 혹평이 잇따르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AI는 자율주행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그의 영입이 자동차 프로젝트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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