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종의 서킷브레이크] 글로벌 IB(?)...국내 시장부터 내실 다져야

입력 2016-09-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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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1부 차장

매년 증권가에는 한국판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를 만들어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도 이에 동조해 매년 새롭게 글로벌 IB 육성 방안을 내놓고 있다.

2013년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일정 자본을 갖춘 증권사에 한해 신용공여 업무를 허용하면서 증권사들의 IB 업무 폭을 늘렸다. 또 3년이 지난 올해에는 2013년 당시 신용공여한도를 자기자본 100%로 제한한 것을 풀어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한도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등 새로운 글로벌 IB 육성 방안을 내놓았다.

증권사들도 이 같은 정부의 의지에 발맞춰 몸집 불리기에 한창이다. 11월 출범하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통합법인 자기자본 규모는 2015년 말 기준 6조7000억 원이나 된다. 2020년까지는 자기자본을 10조 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우리투자증권과 합친 NH투자증권이 4조5000억 원, 연내 통합 완료가 목표인 KB투자+현대증권이 3조8000억 원, 삼성증권 3조4000억 원, 한국투자증권 3조2000억 원 등 자기자본 확충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이 각각 77조 원과 85조 원에 달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국내 증권사들이 과거보다 덩치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글로벌 시장은 고사하고 우리나라 시장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딜도 모두 외국계가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기준 국내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서의 재무자문은 모두 외국계 투자은행(IB) 차지였다. 크레딧스위스(CS)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IB들이 합병 과정에서 재무자문을 주도한 가운데 그나마 국내증권사로 NH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이다. 또 대규모 채권발행 주간사 선정 경쟁에서는 자기자본 규모 면에서 아예 경쟁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매년 글로벌 IB를 외치고는 있지만 정작 해외 IB사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 것은 국내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에 편중된 수익구조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증권사가 목전의 이익에만 급급해 IB 역량 배양 등 미래를 위한 기반 인프라 구축 및 인재 양성에는 소홀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몸집만 불린다고 글로벌 IB가 되지는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본격적으로 질적·양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다. 향후 10년을 내다본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다. 글로벌 IB로 가려면 전문인력 양성은 물론 각 글로벌 시장에 맞는 특화·차별화 전략 등을 꾀하여야만 한다. 여기에 금융감독 당국도 국내 M&A 시장에서만이라도 국내증권사들에 보다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각종 규제 완화는 물론 제도적 장치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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