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른 사진입니다. 중국 암웨이 단체 관광객을 맞이하는 탐라의 모습이 담겨있네요. 요우커의 편안한 쇼핑(?)을 위해 차량을 통제하는 안내문구가 뚜렷합니다. 커뮤니티 게시글 작성자인 제주도민은 “주객이 전도됐다”며 단단히 화가 났는데요. 대표적인 관광지 성산 일출봉에는 대형 로고까지 세워졌네요. ‘암웨이 일출봉이냐’, ‘제주도는 중국 땅’ 등의 댓글이 무성합니다.
무비자 제도를 도입하며 큰 손 모시기에만 집중한 대표적인 결과입니다. ‘돈의 맛’에 길들여진 부작용이죠. 문제는 그 폐단이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지며 제주도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달 초 요우커 8명은 제주 시내 한 식당에서 밥값 시비 끝에 여주인을 폭행, 중상을 입혔고요. 추석 연휴에 맞춰 제주도를 찾은 한 중국인 관광객은 성당에서 기도하고 있던 60대 여성을 살해했습니다.
“무비자는 제주를 국제적인 관광휴양지로 만들어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무비자를 폐지해 달라’는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요우커에 대한 빗장을 닫을 계획이 없어 보입니다. 그들을 상대하는 음식ㆍ숙박업 상인들은 생계가 달린 문제이다 보니 쉽게 결정 내리긴 어려운 거겠죠.
요우커가 가진 ‘돈의 힘’, 사실 무시하기 힘듭니다.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290만 명에 달하는데요. 2010년 이후 4년 만에 7배나 급증했습니다. 이들의 씀씀이 또한 만만치 않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신한카드와 함께 조사 해봤는데요. 상반기에 쓴 돈만 3510억 원(신용카드 기준)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들은 제주도의 부동산 시장에서도 귀한 손님인데요. 지난해 중국인 이름으로 등록된 제주도 땅은 914만㎡에 달합니다. 미국(368만㎡)ㆍ일본인(241만㎡)과 비교하면 압도적이죠. 5년간 5억 원을 투자하면 영주권을 주는 투자이민제를 활용해 ‘땅 쇼핑’을 하는 겁니다.
이들 덕에 제주도는 경기침체로 신음하는 다른 지방과 달리 나 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분기 제주도의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나 증가했는데요. 조선업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은 경남지역과 비교하면 10배가 넘습니다. 서비스업 생산ㆍ광공업생산ㆍ취업자 수 등 주요 지표들도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고요.
요우커. 제주도를 넘어 이제 우리 경제에 한 축을 담당하는 키워드입니다. ‘안전’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지만, 빗장을 닫는 것만이 답일까요? ‘돈의 맛’에서 벗어나 그 힘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다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