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왜 항상 ‘쪽박’만 찰까

입력 2016-08-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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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불공정한 룰…외인·기관만 배불려

‘개미필패(必敗)’ 간간이 주식시장에서 투자주체별 수익률을 비교한 민간 금융정보업체의 자료가 나올 때마다 반복해서 보게 되는 결과다. 외국인과 기관은 크든 작든 꾸준히 이익을 남기는 반면 소위 말하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언제나 손실을 보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것일까.

증권사들은 정보의 비대칭을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주가가 최고조로 올랐을 때 상투를 잡은 뒤 빠져나올 타이밍마저 놓치는 경우가 잦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개인들은 기관과 달리 체계적인 기업 분석과 위험 관리 노하우를 갖추고 있지 않아 손실을 보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상 급등락 종목에 몰리는 등 단기에 차익을 내고 빠지는 ‘단타매매’에 의존하는 경향도 손실의 원인이 된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개인들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베팅하는 외국인, 기관과는 달리 빠른 기간 내 수익을 낼만한 종목에 단타성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펀더멘털(기초여건)이나 업종 전망 등을 외면했다가 손실을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공정한 시장의 룰’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공매도 제도에 원성이 높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아치운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다시 매수해 차익을 챙기는 투자 기법을 말하는데 외국인과 기관의 전유물이라는 점에서 불공정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례로 최근 진행된 현대상선 유상증자 과정은 공매도 거래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지적된다. 공매도할 수 있는 외국인과 기관은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채권단 출자전환과 일반투자자를 그러모으기 위해 유상신주를 30%나 할인 발행한 점을 노렸다. 주가 하락이 불 보듯 뻔한 주식을 공매도한 뒤 기다렸다가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최소 30%, 많게는 80%까지 차익을 챙겼다. 반면 개인주주들은 20~50%에 달하는 손실을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국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된 공매도 투자자는 90% 이상이 외국계 증권사다. 개미도 공매도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쉽지 않다. 공매도를 하려면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야 하는데 대여 기간도 짧고 수수료와 증거금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증권사 외에 한국예탁결제원이나 국민연금 등 공적 기금에서 수수료를 내고 대량의 주식을 1년 동안 빌릴 수 있는데다 증거금도 개인투자자보다 적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개인에게도 외국인·기관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공매도 기회를 열어주는 게 논란을 잠재울 근본 해법이란 지적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기관만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비대칭성 때문으로, 개인의 공매도 접근 가능성을 높여 균형을 맞추는 방향이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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