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대 신평사는 지난해 말부터 캐피털 업황과 관련한 보고서를 본격적으로 발간했다. 이들이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낸 캐피털 업계 분석 보고서는 9개에 달한다.
논란은 이들 보고서가 대동소이하다는 데 있다. 3대 신평사의 보고서를 전수 분석해 보면 한국지엠이 지난해 권역별 딜러사 5곳과 계약을 해지한 것을 캐피털 업황의 부정적 근거로 든 경우는 여덟 차례 이상이다.
특히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7월 등 세 차례에 걸쳐 한국지엠의 딜러사 계약 해지로 국내 캐피털사의 업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한기평을 비롯, 국내 신평사의 보고서들은 대부분 문구가 전혀 변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이에 대해 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제4 신평사 허용을 앞두고 신평사 간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최근엔 보고서를 서로 베끼기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신평사는 기업의 수수료 지급 여부에 따라 신용등급 평가를 미루는 ‘등급 장사’도 해왔다.
신평사의 부정적 평가와 달리 업계는 캐피털사의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2015년 말 여전사의 연체율은 2.31%, 고정이하채권비율은 2.37%로 분석했다. 이는 전년 말 대비 각각 0.51%포인트, 0.6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협회 관계자는 “최근에는 캐피털사의 회사채 발행도 잘 되고 있다”며 “신평사가 부정적 보고서를 낼 때마다 적극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캐피털 업계의 불만과 관련해 신평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국내 신평사 관계자는 “리포트는 평범한 내용이 아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들을 짚은 것”이라며 “개별 회사를 언급했다기보다는 여전채 시장이 많이 위축돼 있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캐피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업계의 불만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캐피털업의 리스크를 분석하다 보니 비슷한 내용이 어느 정도 겹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