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금 감면해줄테니 둘째 낳으라고요?

입력 2016-08-01 10:38 수정 2016-08-0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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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엘리 정치경제부 기자

피케티 ‘21세기 자본’의 논지는 명료하다. 돈이 돈을 버는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항상 앞지르기 때문에 불평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피케티는 불평등 문제를 자본에 대한 누진 구조와 부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부과해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한국의 불평등도 역시 심각하다. 지난해 상속을 통한 부(富)의 대물림이 활발해지면서 상속된 재산 규모와 상속세 납부 규모가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0억 원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다.

경제학자들은 한국의 장기 성장률이 2030년 2.0%, 2050년 1.0%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후 2100년까지 1%를 넘어서지 못한다. 이는 합계출산율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여성과 고령층이 경제활동에 많이 참여한다는 긍정적인 전망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2010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항아리형이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불과 50년 후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역삼각형 구조가 된다. 젊은 세대의 세금으로 고령 세대의 복지 수요을 감당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가면 희망이 없다.

정부는 이런 심각성에 대해 알고 있을까, 아니면 문제의 심각성을 부인하고 있을까. 기획재정부는 ‘2016년 세법개정안’에서 자녀 1명당 30만 원 출산 세액공제를, 둘째 출산 시 50만 원, 셋째 출산 시 70만 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애 낳아 키우는 데 드는 돈이 얼마인데 세금 감면 받겠다고 애를 낳을까. 이런 정책은 고소득일수록 더 큰 혜택을 받게 되며, 출산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가계에 큰 부담이 되는 저소득층에게는 상대적으로 큰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진정한 목적이 출산 장려인지, 고소득자 세제 혜택의 가짓수를 늘리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그러면서 연 2000만 원 이하 주택임대 수입에 대한 비과세는 당초 2016년 말까지였지만 2년 더 연장했다. 저성장·양극화 현상을 보는 정책 입안자들의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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