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은행권 퍼펙트 스톰 직면…브렉시트發 금융위기 뇌관으로 부상

입력 2016-07-06 09:35 수정 2016-07-0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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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이탈리아 은행권 부실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현지 은행권에 퍼펙트스톰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부실대출에 몸살을 앓고 있는 자국 은행권 구제가 시급하다고 판단, 유럽연합(EU)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십억 유로의 공적 자금을 부실은행에 투입하는 새로운 구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증시에서 이탈리아 은행주는 브렉시트 여파에 은행 경영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되면서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우니 크레디트를 포함해 은행주는 올 들어서만 60%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렉시트 여파로 인한 유럽 금융권의 피해가 이탈리아의 부실대출 문제로 시장의 예상보다 더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WSJ에 따르면 현재 이탈리아 은행의 대출 가운데 17%가 부실대출이다.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5%)을 크게 뛰어넘는다. 비중만큼이나 규모도 심상치 않다. 이탈리아 시중은행이 떠안고 있는 부실대출 총액은 3600억 유로로 추산된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안고 있는 부실채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상황이 심각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은행권 경영 안정화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판단, EU에 해결 방안을 제안했지만 번번히 퇴짜를 맞았다. 이에 이탈리아가 독자 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자국 내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한 3위 은행인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에 공적 자금을 투입,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은행 지원을 위한 기금인 ‘아틀란테’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이탈리아가 EU 반대에도 이들 부실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줄리엔 자모스즈코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선임 리서치 책임자는 “이탈리아 당국은 은행들에 부실채권의 상당 부분을 해결하라고 요구할 것이지만 오히려 부실대출은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탈리아 은행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 커질수록 은행의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은행 규제에 따라 글로벌 중요은행으로 분류된 이탈리아 은행은 우니크레디트 한 곳밖에 없지만, 브렉시트로 은행들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이탈리아의 안정성은 물론 EU의 안정성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렌조 코도노 전 이탈리아 재무부 심의관은 “브렉시트는 이탈리아에 완전한 은행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만약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다면 유로존이 붕괴할 위험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탈리아가 EU를 규정을 어기고 이러한 방침을 관철한다면 가뜩이나 브렉시트 여파로 크게 흔들린 EU 체제와 규제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는 더욱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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