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48.1:51.9’ 영국, EU 탈퇴 결정…“EU 정치·경제 질서 거부 선택했다”

입력 2016-06-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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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영국 국민투표에서 최종 ‘탈퇴’가 결정됐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24일 새벽 7시 개표가 완료된 시점에서 잔류 48.1%, 탈퇴 51.9%로 나왔다. 이로써 영국은 EU에서 떠나게 됐다. 영국 유권자들이 2차 대전 이후 유럽 대륙에 확립된 정치·경제 질서를 거부하는 놀라운 선택을 한 것이다.

브렉시트가 결정되자 영국 통화 파운드는 1985년 이후 최저치로 주저 앉았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폭락세를 연출하는 등 영국 역사 상 가장 극적인 24시간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파운드화는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유고브 조사 결과, 잔류 지지가 52%를 보이자 급등했다. 그러다가 개표가 진행되면서 투자자와 여론조사회사의 전망 차이가 드러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상황은 2008~2009년 금융 위기 당시를 방불케 했다. 이날 파운드·달러 환율은 9.5% 하락해 1.3605달러를 기록, 하루 거래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5.5% 떨어지는 한편, 금값은 한때 3.8% 상승을 기록했다. FTSE100지수선물은 7.5% 하락했다.

이번 국민투표 결과는 영국의 이스터블리시먼트(Establishment, 지배층)에 도전한 정치인과 기업인의 승리를 의미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탈퇴 지지자들의 선봉인 집권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과 마이클 고브 영국 법무장관은 잔류를 호소하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결별하고 영국 독립당(UKIP)과 손잡았다.

탈퇴파는 유권자가 갖고 있는 이민자에 대한 우려에 호소하는 전략을 취하고, EU를 이탈하지 않으면 국경과 예산 결정권을 완전히 잡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호소는 캐머런 총리와 프란치스코 교황, 성공회의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의 경고보다 유권자들에게 더욱 강력하게 어필됐다. 지난 16일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이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은 잠시 탈퇴 여론을 잠재우는 듯 했지만 영국 유권자들의 EU 탈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블룸버그는 브렉시트라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의 정치인에게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U 회원국 정상 중 가장 강력한 지도자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이번 결과는 새로운 난제다. 메르켈 총리와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느 르펜 당수와 반 유럽을 내세운 네덜란드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 당수 등으로부터 더욱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는 만큼 유럽 통합 노력에 신뢰를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EU 탈퇴를 결정함에 따라 향후 몇 년 동안 EU 탈퇴를 위한 절차를 밟게 된다. 영국은 리스본 조약 50조에 의거해 이탈 신청을 할 수 있으며, 그때부터 2년간의 협상이 시작된다. 이는 영국이 EU를 떠나면 영국 경제가 리세션(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정치 생명에도 치명적이다. JP모건체이스와 HSBC홀딩스는 영국이 EU에서 이탈할 경우 런던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영국 밖으로 옮길 방침을 나타낸 바 있다.

또한 EU 탈퇴 움직임이 다른 회원국으로 전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확실시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등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 정치에도 훈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들은 당분간 브렉시트 쇼크 대응에 쫓길 전망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국민투표 후 유동성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금리 인하 내지 양적 완화 재개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외에 미국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을 더 늦추거나 일본, 덴마크, 스위스는 자국 통화 가치 급등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28일에는 영국 국민투표 후 첫 EU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이에 앞서 EU 재무장관은 브렉시트 쇼크를 저지하기 위해 이번 주말에 긴급 회동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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