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차입금 눈덩이…채권은행 '추가 자구계획' 압박

입력 2016-05-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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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5년 만에 2배 넘게 늘어… 대우조선은 3배 이상

“인력을 더 줄이고, 임금도 깎아라.”

위기에 빠진 조선업종에 대한 주채권은행의 구조조정 주문이 한층 속도감을 높인 옥죄기에 돌입했다. 산업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자구계획안을 내놓으라고 요청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해 ‘빅3’로 불리는 국내 대형 조선사가 구조조정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다.

9일 금융권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조선 빅3의 은행권 차입금 규모는 약 24조원으로 2010년 이후 2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말 10조원에 이르던 차입금은 지난해 말 24조원을 돌파했다. 대우조선의 경우 이 기간 차입금이 기존 3배가 넘는 약 8조원의 증가폭을 보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중은행들이 조선업 전반에 대한 대출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일회성 손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빅 배스(Big Bath)’로 최악의 고비를 넘겼지만, 올해 들어서도 사정이 크게 나아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저마진의 해양 생산설비 비중이 늘고 신규 수주도 둔화되는 추세라 조선 업황이 불확실하는 평가다.

실제로 올 1분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어디까지나 외형상의 변화일 뿐 실질적으로는 3사 모두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우조선은 1분기 연결 기준 26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조630억원의 적자를 냈던 전 분기보다 적자폭이 크게 줄었지만 영업이익 달성에는 실패했다. 현대중공업은 정유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악재가 다시 찾아들면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영업이익은 76.8% 각각 줄었다.

문제는 이들 ‘빅3’의 수주 실적이 지난달 올해 들어 두 번째 ‘0’을 기록하면서 수주 절벽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수주 잔량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수주 절벽이 지속될 경우 내년부터 조선소 도크가 빌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채권은행들은 차입금 회수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 조치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달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만나 자구계획안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통상 자구계획안은 보통 여신을 상환하지 못한 기업이 은행에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등을 신청하면서 제출한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이번 주 하나은행에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구안을 제출한다. 자구안에는 현대중공업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3000여 명 규모의 인원 감축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구안을 마련해 달라는 공문을 접수한 삼성중공업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포함된 자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선업종의 여신에 대한 재검토 차원에서 자구안을 요구하는 것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불가피한 절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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