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본종합상사 손실을 반면교사로

입력 2016-04-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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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연 한국무역보험공사 도쿄지사장

▲송재연 한국무역보험공사 도쿄지사장
▲송재연 한국무역보험공사 도쿄지사장
일본 종합상사 업계에 대규모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1969년 연결결산 시작 이래 적자를 낸 적이 없던 일본 최대 종합상사 미쓰비시 상사의 금년 3월 결산에 1500억엔 적자가 예상된다는 뉴스가 나왔다. 쌍두마차 미쓰이물산도 700억엔 적자가 예상되고 이들을 포함한 일본 5대 종합상사 자원 관련 손실총액이 1조엔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990년대 10년간 순이익이 3700억엔에 불과하던 일본 종합상사들은 중국경제 성장에 따른 자원수요 확대에 힘입어 최근에는 한 해에만 4000억엔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상품을 중개하는 트레이딩 사업을 하던 일본 종합상사들은 2000년 이후 트레이딩 시 얻은 정보와 축적된 자본으로 해외 투자사업을 벌였고, 전 세계적 자원 수요에 힘입어 일본 종합상사 전성기라 할 만한 수익을 거뒀다. 자원가격 급등으로 큰 이익을 맛 본 종합상사들은 자원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고 지난 5년간 자원 분야에 약 6조엔을 집중 투자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금년 결산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자원가격 폭락으로 일본 종합상사 신화는 엷어졌지만, 일본 종합상사들이 다시 트레이딩 사업으로 사업 중심을 옮기진 않을 것이다. 트레이딩 사업만으로는 커져버린 기업 덩치를 유지할 수 없고, 글로벌 경쟁 심화와 직거래 활성화 등으로 트레이딩 마진도 줄었기 때문이다. 해외투자는 일본 종합상사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분야 일 수밖에 없다.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향후에는 안정적 구조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다. 단순 자원개발이 아니라 자원을 장기적, 안정적으로 소비하며 수익을 낼 수 있는 각종 발전소, 정유·정제플랜트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아프리카에는 아직 이런 수요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과거와 달리 최근 프로젝트들은 총 사업비가 수십억 달러를 넘는 경우가 많아 1개 기업이 상·중·하류에 걸쳐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기에는 자금 부담이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간 연대, 특히 국제연대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국제연대 시 참여 기업당 투자 금액을 낮출 수 있고 참여 기업이 자국 내 수요를 파악하고 있어 원자재 국제 시세 급변에도 견딜 수 있는 자국 내 고정·장기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지국 문제로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국제연대는 해결에 보다 유리하다.

한국과 일본 모두 지하자원 부족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려고 해외사업에 많은 돈과 인력을 투자해 왔다. 자원가격 급등 시기가 공급자 위주 시장이었다면 자원가격이 폭락한 현재는 수요자 위주의 시장이어야 하지만, 현실은 한국과 일본 모두 주요 자원 수요자임에도 현 자원시장에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자원가격 하락에 의한 피해만 보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한·일 기업들은 해외사업 진출시 협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일본무역보험기구는 터키 정유플랜트 건설, 호주 로이힐 철광석 개발 등에 공동 지원하며 양국 기업간 협력 해외 진출을 지원한 적이 있다. 유사 협력 사례를 앞으로 꾸준히 만들어 내는 일이야말로 공적 무역지원기관의 역할이다. 양국 기업들과 무역지원기관들이 협력하여 시너지를 일으킨다면 모두가 윈윈(Win-Win)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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