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美 연준의 이기심

입력 2016-04-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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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시장에선 ‘세계의 중앙은행’이라고 한다. 연준의 막대한 영향력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달 글로벌 시장은 연준 위원들의 말 한마디에 천당과 지옥을 수차례 오가야 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정례회의에서 글로벌 경제 리스크를 언급하면서 올해 기준금리 전망을 종전의 4회에서 2회로 축소해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었다. 그간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서는 세계 금융시장보다 자국 경제 여건을 더 중요하게 고려해왔던 연준이 ‘나 홀로 성장’이라는 자국 상황을 뒤로하고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를 정책 결정의 근거로 내세웠기 때문. 일각에서는 연준이 세계의 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의식한 결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시장은 그런 연준에 환호했다.

그러나 훈풍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연준 FOMC 회의가 끝난 직후부터 연준 위원 5명이 잇달아 매파 발언을 내놓으며 ‘4월 금리 인상설’에 군불을 지폈다. 자국의 경제 상황이 좋아 금리인상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이유였다. 시장은 요동쳤다.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고, 간신히 안정세를 찾아가던 유가는 다시 하락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이번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신중론’을 내세우며 소방수 역할을 자처했다.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일주일 만에 말을 바꾼 연준 위원들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다. 그간 연준은 ‘이기적’이라는 비판을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연준 스스로가 미국의 중앙은행일 뿐 세계의 중앙은행이 아니라며 선을 그어온 데다 2013년에는 금리인상을 시사해 신흥국을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만든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도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이어진다. 이기적으로만 판단하기에는 연준이 갖는 영향력은 너무 크고, 미국만 생각하기에는 전 세계 금융시장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연준은 자신들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는 물론 자국도 안전할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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