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환위기후 대출확대+금리위주 경쟁 ‘부실 키웠다’

입력 2016-03-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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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 금융투자, 자산관리 등 수익성 다변화 모색해야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은행간 외형확대 경쟁이 대출확대와 금리위주로 쏠리면서 부실만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은행 영업을 글로벌 은행들과 같은 기업금융이나 금융투자, 자산관리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8일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박형근 부국장과 최종호 차장이 발표한 ‘은행산업의 경쟁도 현황 및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따르면 한국 은행산업은 외환위기 이후 퇴출과 합병 등으로 은행수가 크게 줄었지만 영업의 대부분이 예대부문에 집중됐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대출 부문 중심의 경쟁이 심화됐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실제 은행산업의 집중도를 의미하는 총여신기준 HHI(Herfindahl-Hirschman Index)를 보면 2000년말까지 1000을 밑돌던 것이 대규모 은행간 합병이 마무리된 2001년 1455로 급등했다. 이후 최근까지도 1300~1600 수준의 집중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지수는 1000보다 낮으면 집중도가 낮은 시장을, 1000부터 1800까지는 다소 집중된 시장을, 1800을 초과하면 매우 집중된 시장을 각각 의미한다.

또 은행 대출시장은 비교적 완전경쟁에 가까운 과점 또는 독점적 경쟁 상태로 파악됐다(H-통계량이 독점적 경쟁을 의미하는 0보다 크고 1보다 작은 0.69에 위치). 이는 우리나라 은행들의 예금 및 대출 상품이 은행간 차이가 별로 없음을 뜻하는 것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융채 발행을 통한 수신을 늘리면서 수익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 실제 2005~2008년 중 예대마진은 3.94%에서 3.12%로, 총자산이익률(ROA)은 1.23%에서 0.55%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순이자마진과 고정이하여신 간에도 음의 값이 나타났다. 즉 수익성과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 은행 대출영업은 가계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기업대출, 분양권 담보대출, 신용대출 시장에서도 활발했다. 결국 외환위기 이후 은행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 수가 대폭 줄었음에도 은행들이 예대부문 위주의 영업행태를 보임에 따라 은행간 경쟁도만 높아진 셈이다.

보고서는 “은행 가격결정행태가 경쟁적일수록 무수익여신비율과 부도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의 혁신을 수반하지 않고 대출중심만의 경쟁이 심화될 경우 경영건전성과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어 “글로벌 은행들처럼 은행간 경쟁이 대출영역에만 집중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출 경쟁과정에서 위험을 과소평가하지 않는지 은행 스스로 점검하고, 거시건전성 차원에서 전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각계의 관심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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