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2월 10일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2.10~1956.8.14) 나치를 비판한 독일 ‘서사극의 창시자’

입력 2016-02-1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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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1975년에 데뷔한 시인 김광규가 최근 열한 번째 시집 ‘오른손이 아픈 날’을 냈다. 그의 인터뷰 기사에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나온다. 나치를 비판한 독일의 시인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2.10~1956.8.14)의 시 제목이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오직 운이 좋아서/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그러나 지난밤 꿈에/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원제 ‘Ich, der Überlebende’는 ‘나, 아직도 살아 있는 자’인데, 김광규가 1985년 브레히트 시선집을 내면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고 번역한 이후 이 말은 한국 땅에 확실히 정착했다. 1992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박일문의 소설, 2002년에 제작된 14분짜리 영화, KBS 2TV가 1993년에 방영한 드라마가 모두 같은 제목이다.

그러나 그의 참모습은 시보다 희곡에서 찾을 수 있다. 뮌헨대 의학부 재학 중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위생병으로 소집된 그는 전쟁체험을 살린 희곡 ‘밤의 북소리’(1922)로 클라이스트 상을 받았다. 이후 ‘바알 신’, 음악극 ‘서푼짜리 오페라’ 등을 발표했다. 1933년 나치스가 정권을 잡자 덴마크로 망명했고, 핀란드 미국 등으로 옮겨 다니며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생애’ 등을 썼다.

미국에서 ‘빨갱이 잡기’가 시작된 1948년, 일단 스위스로 간 그는 ‘안티고네’를 발표하고, ‘소사고(小思考) 원리’라는 연극론도 냈다. 이때 동독의 초청으로 동베를린으로 옮겨 숨질 때까지 다양한 창작과 공연활동을 했다.

우리나라에는 사회주의자라는 이유로 1980년대까지도 잘 소개되지 않았지만, 그는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 ‘서사극의 창시자’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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